영등포구 양평동 주민, 제물포터널 환기구 설치 강력 반발

비대위 “1주일 4일 발파, 양평동 유수지 생태공원서 공사 진행”
“공사장서 99~300미터 이내 주거지와 학교 어린이집 위협”주장
“제물포 터널 환기구 공사 당장 중단, 주민들과 협의할 것”요구

2016-10-26     백중현 기자

[매일일보 백중현 기자]서울시가 추진중인 제물포터널 지하도로 환기구 공사가 졸속추진으로 인해 영등포구 양평동 일대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제물포 터널은 길이 7.53km, 깊이 75미터에 달하는 대심도 터널로 조성된다. 소형차 전용 민자 유료터널로, 구간 중 2개의 환기구가 문제시 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양평동 유수지 생태공원에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양평동 환기구 예비비대위원회(위원장 김상우)는 26일 “대다수의 초인접 주거지 주민들이 그것이 어떤 공사인지 최근까지 몰랐다”는 것.

한 주민은 “이달 5일 어떤 공사인지 처음 알게 돼 단지 주민대표단과 관리사무소에 환기구 공사를 알렸는데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며 “확인해보니, 미세먼지 저감효율이 40%밖에 되지 않고, 초미세먼지는 평가대상도 아닌 환기구이며, 공사현장에 접근해도 무슨 공사인지도 알 수가 없게 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야말로 몰래하는게 아닌가 의심스러 울 정도”라며 “공사현장에서 99~300미터이내에도 다수의 주거지와 학교 어린이집이 존재하는데 심각한 건강권 위협이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주일에 4일씩 발파 작업을 하는 유수지 생태공원내에는 아무런 안내문조차 없다가 비대위가 문제제기를 시작하자 지난 주말 발파안내문을 붙였다는 것이다.

현재 비슷하게 도심대심도 장거리 터널로 기획된 서부간선도로의 경우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환기구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에 양평동 환기구 비대위측은 제물포 터널 환기구 공사 또한 당장 중단하고 주민들과 협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양평동 환기구 비대위측은 “사안을 알게 되자마자 많은 민원을 서울시와 구청에 제기했고, 지역 구의원, 시의원들과 접촉을 하고 있으나 대부분 그저 문제없다, ‘굴뚝에서 200m지나면 아무 상관이 없다’ 라는 식의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또 “하지만 유수지 생태공원은 30억원 정도가 투자된 생태공원으로 시민들의 산책 코스로 공사현장 바로 앞 10~20미터까지 갈 수 있게 조성돼 있어 시민들은 ‘환기구 공사가 완료되면 생태공원은 출입금지’시켜야 하는거 아니냐”라며 분개하고 있다.

김상우 위원장은 “서울시측에 따르면 다수의 공청회와 설명회를 거쳤다고 하나 확인결과 다수의 인접주민들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소수의 설명회를 가졌고 참석주민조차 몇 안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또한 인접단지에 알리려는 행동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민원발생 관할지역인 영등포구청은 2013년 5월 ‘양평유수지는 집중강우로 급증하는 배수량을 조절하고 이를 하천에 방류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시설이고, 현재 생태공원이 조성돼 체육시설까지 계획된 공간으로서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이라는 점을 들어 ‘유수지에 환기구 설치 불가’의견을 서울시에 회신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