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앞다퉈 ‘대체육’ 개발에 나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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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앞다퉈 ‘대체육’ 개발에 나선 이유는?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4.1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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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소비의 확산…미래 식량에 대한 관심 급증
동원F&B·롯데푸드·CJ제일제당 등 ‘비건 식품에 주목’
동원F&B 비욘드미트(왼쪽), 롯데푸드 엔네이처 제로미트(오른쪽).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최근 식품기업들이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대체육류’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동원 F&B에 이어 롯데푸드가 관련 제품을 선보였고 CJ제일제당 역시 개발에 착수 중이다. 식물성 대체육류란 채소‧콩‧견과류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고기와 가까운 맛과 식감을 구현한 식품을 말한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대체육 출시에 속도를 내는 까닭은 건강상 이유, 개인적 신념 등으로 소고기‧돼지고기 등 실제 고기를 멀리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면서다. 한국채식연합는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의 2∼3%인 100만∼150만명을 채식 인구로 추정했다. 2008년 15만 명과 비교해 10배 증가한 규모다. 완전한 채식을 추구하는 비건 인구는 50만 명으로 추정되며, 이를 전문으로 하는 비건 레스토랑은 2010년 150여 곳에서 지난해 350여 곳으로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윤리적 환경적 소비의 확산으로 전세계적으로 육류 대용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육식을 위한 공장식 축산이 미치는 폐해와 동물 사육 방식, 동물이 먹는 사료 등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문제에서 출발했다. 과거에는 대체육 제품이 고기 맛에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식감과 가성비 역시 떨어진다는 단점이 컸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조 기술 발달로 인해 맛‧식감‧풍미 면에서도 거의 차이가 없고, 건강에 이롭다는 장점 등으로 인해 재조명 받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물성 패티를 햄버거나 샐러드 등 식재료로 활용해 먹으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실제 고기와 매우 흡사하다”며 “과거 글루텐을 활용한 식물성 고기와 달리 최근에는 식물성 재료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기술로 고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미래 식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기를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식품이 그 대안으로 떠오고 있다. 이 가운데 고기 본연의 맛을 재현할 수 있는 식물성 고기가 최근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이 되면 전세계 인구가 현재보다 20억명 증가한 95억명에 달할 것이며 이들이 소비하게 될 육류는 연간 465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육류 생산량이 매년 2억 톤씩 늘어나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국내 식품기업들은 식물성 대체육류 제품을 본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일례로 CJ제일제당은 최근 대체육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스팸, 더건강한햄 등을 만드는 진천 식품통합 생산기지를 활용해 이르면 2020년 제품을 본격 출시한다는 전망이다.

앞서 롯데푸드와 동원F&B는 이미 다양한 대체육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이달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론칭해 너겟‧까스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추후에는 지속적으로 브랜드 제품을 확대해 매출 50억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체육에 가장 먼저 고개를 돌린 동원F&B는 미국 비욘드미트(Beyond Meat)사의 순식물성 고기를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판매하고 있다. 비욘드미트는 2009년 설립한 미국 푸드스타트업 비욘드미트가 만든 순 식물성고기 제품이다.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효모와 섬유질 등과 배양해 고기의 맛과 형태, 육즙까지 재현했다.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1만 팩이 판매됐다.

동원F&B 관계자는 “당사뿐만 아니라 타사에서도 대체육 제품을 내놓고 있는 만큼 시장 크키가 점차 커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비건 뿐만 아니라 건강이나 개인적 신념을 이유로 대체육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국내 식품업계의 각종 비건 식품도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육류 및 생선류를 대체하는 채식 품목 매출은 최근 5년 간 매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으로 콩고기 매출은 전년 대비 17%, 식물성 조미료는 8%, 채식라면은 11%의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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