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위에 군림하며 혼선 초래...혈세 낭비하는 유령위원회도 상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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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위에 군림하며 혼선 초래...혈세 낭비하는 유령위원회도 상당수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3.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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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부 30개서 문재인정부 19개로 줄었지만/ 옥상옥 논란은 여전 성과는 없이 혼선 부르기도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노무현정부에서 30개에 달했던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숫자는 문재인정부에서 14일 현재 19개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위원회가 사실상 부처 위에 군림하는 옥상옥 논란은 여전한데다 부처와의 혼선을 초래하는 부작용도 과거에 못지않은 상황이다. 또 위원회 중에는 하는 일 없이 예산만 낭비하는 ‘유령 위원회’마저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성과 없는 일자리위원회

문재인정부 초기 일자리위원회는 고용노동부와의 정책 주도권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초대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 출신 이용섭 현 광주시장이 임명됐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 첫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취임한 김영주 전 장관은 취임사에서 “고용노동부가 일자리 주무부처로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도권 논란마저 인 가운데 일자리위원회는 별다른 성과마저 내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재정개혁특위, 기재부와 엇박자

최근 활동이 종료된 정책기획위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기획재정부와 엇박자 논란을 불렀고, 마지막까지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위한 방패막이 용도 외에 제구실을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종부세 개편 과정에서 특위와 기재부의 혼선은 코미디를 방불케했다. 특위가 “종부세도 올리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도 늘려야 한다”고 권고한 다음날 기재부가 “금융소득 과세는 부동산보유세 인상과 동시 추진하기 어렵다”고 진화에 나서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급기야 종부세 개편안 확정과정에서는 혼란이 더욱 심해졌다. 재정특위의 안을 기재부가 수정했는데, 얼마되지 않아 당정청이 보다 강화된 안을 내놓으며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회의도 없는 위원회 속출

이런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몇 달 간 회의 한 번 열지 않는 위원회들이 속출했다. 지난해 대통령 직속 19개 위원회 중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국가우주위원회, 국가인적자원위원회,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등은 상당 기간 활동을 멈추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국가교육회의,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일자리위원회, 정책기획위원회 등도 간헐적으로 회의를 여는데 그쳤다.

이처럼 사실상 휴면상태에 빠진 위원회가 많았지만 이들에 대한 예산 집행은 차질없이 이뤄졌다. 전체 19개 위원회의 예산 규모는 400억원에 육박한다.

국회 관계자는 "정권 초기에는 의욕적으로 일하다 보면 위원회 많이 만들어지지만 갈수록 참석률도 저조하고 내용도 부실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정권이 바뀌어도 이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정부에 대해서는 "일자리위원회와 같은 경우를 보면 지금 최악의 일자리 상황임에도 지금까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모여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또 한번 회의로 얼마 회의 수당을 받아가는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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