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목표 높였는데…“현실 녹록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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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목표 높였는데…“현실 녹록치 않아”
  • 이동욱 기자
  • 승인 2019.02.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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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13조·GS 3조5천억·대우 3조2천억 목표
1월 해외수주액 1조3천억원… 15년來 ‘최저’
“국제유가 불안 등 변수 多… 경쟁력 높여야”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을 상향조정 했지만 현재까지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이란 사우스파 4·5단계 전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매일일보 이동욱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초 신규 해외수주 목표액을 상향조정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중동에서의 발주가 늘어나고, 아시아·아프리카에서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높은 수주고를 올렸던 삼성물산(3조9257억원)·대우건설(2조3182억원)·대림산업(1조5363억원)·현대건설(1조4723억원) 등은 올 들어 현재까지 해외수주 실적이 저조한 상태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 등은 지난해 해외수주 실적보다 최대 85% 많은 목표를 세웠다. 

목표 수주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엔지니어링분을 포함한 올해 수주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84.9% 늘어난 13조1000억원이다.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2015년·2016년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2017년 영업이익 9861억원을 달성했으나 해외 수주 부진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GS건설은 올해 해외사업 목표 수주액을 작년보다 42.5% 늘린 3조4000억원으로 설정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중국·러시아·탄자니아·폴란드 등 11곳 사업장을 신규 수주했다. 특히 국내 주택사업 호조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GS건설은 지난해 국내부문 매출은 7조6490억원으로 2017년 대비 4.6% 가량 감소했다. 반면 해외부문은 5조4930억원으로 같은 기간 50% 이상 늘었다. 해외 플랜트와 베트남 개발사업 등 신규 수주가 증가하며 실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도 올해 목표 수주액을 지난해보다 74% 늘린 3조1725억원으로 설정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 수주 예정인 나이지리아 LNG 액화 플랜트 수주 건과 베트남 개발 사업 등에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해외 수주 1위에 등극한 삼성엔지니어링(7조7556억원)은 올해 수주목표액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연초 분위기는 다소 부정적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까지 해외 건설 수주액은 1조307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작년 동기 4조5290억원보다 71.1% 급감한 수치로 1월 기준으로 보면 2005년(1124억원)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특히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이 3247억원, 아시아 지역이 8676억원을 수주하는데 그쳐 작년 동기(중동 1조6583억원, 아시아 2조7395억원)에 비해 부진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해외수주 여건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은데, 건설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치를 무턱대고 높이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에는 저가 수주를 무기로 중국 등 신흥 건설사들이 수주공세를 펼치고 있어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 신흥국 신용·국제유가 불안 등 해외수주 경쟁력에 미치는 새로운 변수가 생겨나 올해 목표 수주액을 달성하기 힘들 수 있다”며 “국내 주택사업 수주보다 해외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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