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은산분리 완화 소식에 ‘제 3호 인터넷은행’ 진출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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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은산분리 완화 소식에 ‘제 3호 인터넷은행’ 진출 눈독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8.08.0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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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인터넷전문은행 도전 시사…“이자외에 별다른 수익원 갖추지 못해” 지적도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정부가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규제 완화를 시사하면서 증권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도 한 층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위원회는 오는 9~10월 은행권에 대한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의 평가를 실시한 뒤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서울시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간담회에서 은산분리 완화 의지를 밝히자 증권업계도 모처럼 환영의 뜻을 내비치는 분위기다.

우선적으로 키움증권이 ‘제 3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5년 권용원 전 사장(현 금융투자협회장) 당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인터넷은행을 설립하겠다”며 증권사와 ICT 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공론화했다. 하지만 이후 키움증권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은 무산 됐다. 현행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은행지분의 10%(의결권 4%) 이상을 가질 수 없는데,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47.7%를 보유한 다우기술로 은산분리 규제 대상이기 때문이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경우 온라인 플랫폼 기술과 국내 1위 온라인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20%)을 기반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은산분리 완화에 따라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은산분리 완화 시 카카오가 지분을 확대하면서 2대 주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직접 자본확충해야 하는 부담이 완화되는데다, 카카오의 적극적인 투자확대로 수익성을 확보하면 인터넷은행에 한국금융지주 계열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탑재, 자산관리 통합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은산분리 완화는 자본확충 부담 없이 카카오뱅크의 사업구조상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한국금융지주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미래에셋대우는 디지털 금융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해 네이버와 공동 협약을 맺는 등 언제든 인터넷은행 사업에 뛰어들 환경을 마련했다.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르면 올해 안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9~10월쯤 금융산업 경쟁도를 평가한 뒤에 그 결과를 보고 추가 인가 여부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부동산신탁 등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늦어지는 것 같아 일정에 조금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일부 인터넷전문은행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여론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핀테크에 따른 대표적인 금융혁신 사례로 꼽히지만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모두 아직은 이자장사 외에 별다른 수익모델을 전무하기 때문이다.

비대면거래와 같은 영업방식은 시중은행들도 곧바로 따라할 수 있고 실제로 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인터넷은행도 시장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며 “특화된 서비스로 기존 은행들이 할 수 없는 사업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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