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치솟는 ESS, 잦은 화재 '안전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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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치솟는 ESS, 잦은 화재 '안전성' 우려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8.08.0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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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발전 시설 3개월간 총 6건 화재 발생
정부 육성정책에 상반기 ESS 시장 20배 확대
거창 풍력발전 ESS 화재. 사진=경남소방본부 제공

[매일일보 백서원 기자]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떠오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최근 ESS 화재가 연이어 일어나면서 안정성 우려가 증폭되는 분위기다.

정부도 부랴부랴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화재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해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ESS 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국내 대기업들은 ESS용 배터리 사업 확대에 나섰다. 화제가 이어질 경우 ESS를 에너지신산업으로 육성하려던 정부의 정책은 물론, 기업의 관련 사업에도 치명적인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5~7월 총 6건의 ESS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5월 2일 경북 경산변전소를 시작으로 영암 풍력발전소, 군산 태양광발전소, 해남 태양광발전소, 경남 거창 풍력발전소, 세종시 종이 생산공장 등 최근 3개월 동안 이들 사업소가 보유한 ESS에서 6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ESS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나 저렴한 심야 전력을 저장해뒀다가 꺼내 쓰는 배터리 핵심 부품이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어 주로 태양광과 풍력 발전시설과 연계해 설치한다.

산업부는 한국전기안전공사와 10MW(메가와트) 이상 규모의 ESS를 중심으로 58개 설치 현장에서 실태조사를 하는 등 원인을 분석 중이다. 전기안전공사는 60개에 대해 자체 조사하고 있다. 발생한 화재 6건 중 3건에 대해서는 아직 원인규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스마트폰용 소형 배터리 시장은 주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부분도 중국 정부의 견제에 가로막혔다. 이런 가운데 신재생 에너지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ESS용 배터리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 ESS 보급이 작년 동기 대비 20배 증가한 1.8GWh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6년간 총 보급량인 1.1GWh보다 많다.

한국이 세계 ESS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 ESS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45%씩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ESS 시장이 ESS 전용 요금제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신재생에너지 연계 ESS에 대한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5.0배 부여 등 정책 지원에 힘입어 고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과 함께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의 ESS 시장은 2016년 265MWh에서 2017년 1.2GWh로 성장했고 2018년에는 4.7GWh로 커질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한국이 전세계 ESS 시장의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앞으로 ESS 보급 확산과 함께 제품 경쟁력 강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정용 ESS 보급도 촉진하는 한편, 국내 ESS 보급이 우리 기업의 수출 확대·투자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대표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적극적으로 ESS를 공략하면서 시장에 탄력이 붙었다. 태양광 업계는 ESS를 연계한 사업에 바짝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안전대책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연계된 ESS 설비가 급속도로 늘어난 점은 문제다. 현재 ESS 설치 용량은 2.9GWh에 달한다. 설치 개소는 신재생발전소와 건물 등을 비롯해 900여곳에 이른다.

산업부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8월말까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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