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직도 부족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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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직도 부족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7.10.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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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얼마전 늦은 여름휴가로 제주도를 다녀왔다. 청정 지역답게 다양한 전기차들이 도로 곳곳을 달리고 있어 새삼 제주도에 왔음을 실감했다.

실제로 제주도의 지난해 말 전기차 등록대수는 6599대로, 국내 전기차의 52%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7361대의 보급이 완료되면 전국 최초로 1만대를 돌파하게 된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사용 가능한 전기차 충전소는 단 298개에 불과하다. 현재 보급된 전기차 수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지만 이마저도 국내에선 가장 많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제주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어떨까. 현재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는 총 2025개다. 점검 중이거나 운영이 중지 된 곳을 제외하면 1362개에 그친다.

사용가능한 전기차 충전소는 제주도를 제외하고 서울이 180개로 가장 많다. 반면, 울산·대전은 각 21곳, 세종시는 3곳에 불과하다. 고속도로에 설치된 전기차 급속충전시설은 107곳으로, 휘발유·경유 주유소가 전국적으로 1만2000개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충전시설이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취약한 충전 인프라에도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는 불과 1년 새 4배 가까이 성장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량(테슬라 제외)은 총 7278대로, 작년 같은 기간(1975대)의 3.69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강국인 중국과 미국, 유럽 등은 이미 충전 인프라 확충에 따라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지난해 전 세계 판매된 전기차 78만여대 중 중국과 미국, 유럽이 전체 판매량의 9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세계 공용 전기 충전기 역시 총 32만2265개로 중국이 44%, 유럽이 33%, 미국이 13%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12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유럽에 이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엔진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도 국내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행률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올 연말까지 환경부의 공용 완속 충전기 설치(1076대)등이 남아있지만, 향후 2022년까지 전기차 보급을 35만대까지 늘리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충전 인프라는 필수다. 전기차를 구매하면서 마음 졸이며 충전소를 찾아다니고 싶어 하는 소비자는 없을 테니 말이다. 최근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등 각종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 발맞춰 정부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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