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로 체력 키우는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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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로 체력 키우는 건설업계
  • 이종무 기자
  • 승인 2017.04.1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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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설시장·국내 주택시장 불안감 고조따라 새먹거리 부상
선두주자 신영에, 대림·호반 등 두각…LH·SH, ‘공공성’에 초점
지난달 9일 대림산업이 강원도 춘천시 의암호에 건설하고 있는 레고랜드 진입 교량(사장교)의 주탑 가설 공정을 마무리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현수교 가설 기술을 갖고 있는 대림산업은 올해 초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를 사업 기획부터 시공·운영까지 담당하면서 글로벌 디벨로퍼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사진=이종무 기자
[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종합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사업자)’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해외 건설시장 위축이 가시화되고 국내 주택시장에 대한 불안감마저 커지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건설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와 부동산 경기 전망이 밝지만은 않아 업계의 디벨로퍼로의 변화 바람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종합 디벨로퍼로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대림산업은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9월 대림AMC를 설립했다. 대림AMC를 통해 임대주택 사업을 기반으로 오피스 빌딩과 상업·물류시설 등 부동산 상품을 다양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나간다는 복안이다. 

디벨로퍼는 아직 일반 국민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쉽게 말해 부동산 개발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업자를 일컫는다. 사업의 발굴·기획부터 설계, 지분 투자, 자재·금융 조달, 택지 조성과 건설 등 시공, 건물의 용도 변경 등 운영·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른다. 모든 과정을 관리하기 때문에 기존의 시공만 하던 일반적인 건설사들과는 구별된다.

여기에 단순히 시공만 할 때나 설계·자재 조달·시공만 하던 사업보다 수익성이 높은 모델로 알려지면서 국내 건설업계의 디벨로퍼 사업 추진이 힘을 받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그동안 국내업체들은 경험 부족 등을 이유로 디벨로퍼 사업에 선뜻 발을 내딛지 못했다”면서 “해외시장과 국내시장 등 전반에 위기감이 점증하는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디벨로퍼 사업을 구상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디벨로핑 사업 진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일본의 저명한 컨설팅업체로부터 개발 기획과 부동산 운영, 관리 등 프로젝트 메니지먼트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면서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디벨로퍼 사업을 점차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내 1세대 또는 1호 디벨로퍼로는 신영그룹이 꼽힌다. 올해로 창립 33주년이 된 신영그룹은 신영건설, 신영에셋 등 계열사를 두고 아파트 등 주거 건물 외에도 호텔을 비롯한 상업시설과 복합개발단지 등 부동산 제 분야에서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종합 디벨로퍼다.

최근 뉴스테이 사업에도 진출한 신영그룹은 그동안 쌓아온 주택 개발 노하우를 새로운 시장에 접목해 종합 디벨로퍼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중견 건설사와 공기업들도 디벨로퍼 사업을 구상하거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최근 주상복합 상가 브랜드를 론칭, 기존 상가 분양만 하던 사업 방식에서 탈피해 본사가 직접 상가를 관리·임대하는 수익형 부동산 사업과 도시정비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등 기존 단순 주택 시공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세계에서 가장 큰 디벨로퍼’를 표방함과 동시에 공공기관으로서 공공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단순 임대주택 공급에서 벗어나 도시재생 사업 등에 적극 참여하고 리츠를 활용해 계층과 지역에 맞는 맞춤형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지난달 3일 사업 영역 확장을 골자로 하는 ‘서울주택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공포하고 단순 시공·임대 등 단기 개발 위주에서 벗어나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등 ‘공공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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