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 점주, 과열 경쟁·최저임금 인상에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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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골프 점주, 과열 경쟁·최저임금 인상에 ‘이중고’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8.11.0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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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스크린 골프 매장 8100여개 ‘포화 상태’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업주들 인건비 늘어
게임비 인상하면 인근 매장에 손님 뺏길까 근심
염창역 인근 스크린 골프 업체 골프존 매장 현황. 사진= 골프존 앱 캡쳐.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스크린 골프 매장 업주들이 과열 경쟁과 최저임금 인상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대책 마련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스크린 골프 매장 수는 11월 현재 8100여개가 넘는다. 업계 1위 골프존을 비롯해 티업비전·지스윙·SG골프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의 스크린 골프 매장 수를 모두 더한 수치다.

조금 과장하면 길만 건너면 스크린 골프 매장을 찾을 수 있다. 지하철 9호선 급행 노선이 정차하는 염창역 주변에만 7개의 스크린 골프 매장이 있다.

포화 상태로 인해 매장끼리 경쟁도 치열하다. 염창역 인근 한 스크린 골프 매장 점주는 “인근에 스크린 골프 매장이 많아도 정말 많다”면서 “손님을 끌기 위해 가격을 내리고 동호회를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점주는 “그런데도 매출은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간대 별로 가격을 달리 책정하거나 가격을 인하하는 곳이 많다. 그러면 그 매장으로 손님이 몰려 다른 매장도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

인근 스크린 골프 매장 점주는 “잘 되던 3년 전까지 18홀 기준으로 2만5000원을 받았다. 하지만 인근 매장에서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다”면서 “그 매장은 한창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도 2만원을 받고, 아침과 새벽에는 1만5000원으로 가격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점주는 “어쩔 수 없이 이 지역 많은 스크린 골프 매장에서 그 가격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내년부터 8350원으로 인상되는 최저임금에 업주들의 한숨은 더 깊어졌다.

인근 또 다른 매장 점주는 “밤 11시 이후 가격을 내리면서 골프 동호회 등에서 단체 손님이 많이 찾아온다”면서 “가격이 저렴해 매출은 늘지만 남는 것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냥 룸을 놀리는 것 보다 낫기에 심야시간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점주는 “그런데 내년부터 임금이 인상되면 계산해보니 인건비가 지출이 50만원 이상 더 늘어난다. 심야시간에 운영을 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다”고 밝혔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가족이 나서 주·야 교대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한 매장 점주는 “스크린 골프 한 게임에 2만원을 받고는 늘어나는 인건비를 감당하기에 벅차다. 그래서 낮에는 내가 밤에는 아들이 번갈아가며 매장 운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점주는 “솔직히 2000원이라도 게임비를 올리고 싶지만 그러면 손님이 떠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는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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