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찍어내린 ‘중기부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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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찍어내린 ‘중기부의 민낯’
  • 나기호 기자
  • 승인 2018.10.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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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보조금 지원 핑계로 연합회 행정감찰… 최승재 “장관과 소통 단절, 적폐세력 프레임 조장 안타까워”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감담회를 갖고 연합회 현안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제공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애비 없는 자식 같다’며 정책과 소통 단절로 원활한 교섭관계가 끊겼다는 전국 소상공인들의 볼멘소리가 모아지는 형국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인근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기부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대변하지 않고 오히려 정부 정책과 반하는 적폐 세력으로 몰아가는 프레임을 조장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중기부가 법정민간단체 소상공인연합회를 대상으로 16개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가 이례 없던 예산과 관련된 행정감찰을 실시하면서 벌어진 논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 회장은 “현재 연합회는 이례 없는 중앙정부의 감시도 모잘라, 소상공연정상화추진위원회(정추위)가 자신을 끌어내리기 위한 끊임없는 횡령 의혹과 고소를 일삼고 있다”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기부의 해명자료에 나온대로 소위 정추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에 중기부의 행정감사를 요청하고,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에서 중기부에 행정감사를 요청한 것을 중기부가 수용한 것”이라며 “정추위가 중기부에 직접 행정감사를 요청했다 하더라도, 정식 단체도 아닌 급조된 임의단체의 공문을 중기부가 수용한 것은 정상적인 행태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엄용수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자유한국당)실에 따르면, 중기부는 지난 6월, 16개 정부부처와 지자체에게 공문을 보내 연합회 회원사에 대한 행정감찰을 진행했다. 공문에는 연합회 회원사 단체의 정상 등록·취소처분·휴면 상태 여부와 최근 2년간 총회 개최 실적 등 유령단체, 불법 운영 여부를 점검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까지 61개 회원사 중 55개 회원사는 정상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부는 공문에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6조에 의해 연합회에 대한 지도·감독에 활용하려 한다’고 법적 근거를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연합회 정회원 자격 점검을 통해 최승재 회장 ‘찍어내리기’, 연합회 ‘적폐 청산’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중기부가 내년 연합회 예산을 5억원 삭감한 배경에 대해서도 불편함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기획재정부에서는 연합회가 사업부진으로 삭감됐다고 말했다. 올해 사업이 12월에 끝나야만 결과가 나오는데 4개 사업분야에서 일괄적으로 삭감한 것은 이해가 안간다”며 “삭감 내역을 보면 규제 발굴, 소상공인 현안 애로성취 등의 이유를 들었고, 삭감 소식도 국회를 통해 전해들었다”고 했다.

또한 “연합회는 국고보조금을 받는 것이 아닌 위탁사업으로 명시된다. 이 또한 연합회가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기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만들어진 사업을 받아오는 것”이라며 “이에 연합회도 지속적인 소통을 요구했지만, 중기부는 ‘아직 능력이 안된다’며 오히려 연합회에 일침을 가했다”고 털어났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수호천사를 자처하던 홍 장관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최 회장은 “중기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달리, 과거 중소기업청 시절부터 약자를 상대로 경제민주화와 공정경제에 대한 코드가 맞춰진 곳이라 여겨 동지애를 느꼈다”면서 “하지만 홍 장관이 취임함 이후 수호천사는커녕 ‘애비 없는 자식’ 같다는 전국 소상공인들의 분노 섞인 소리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홍 장관과 연합회 관계에 대해서는 “홍 장관은 연합회를 딱 3차례 만났다. 지난해 12월 연합회 송년회와 기자간담회, 그리고 가끔 중소기업연구원에 방문할 때다. 운동연대 집회에도 단 한번도 방문한 적 없다. 소상공인들의 목소리가 장관에게 외면받고 있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현재 소상공인단체들은 자부심은 커녕 부담을 느낀다. 관리 감독은 심해지고 공무원들의 말 한마디에도 압박을 느낀다. 그러다보니 어려운 점이 산적해 있다”며 “정부에 반(反)정부로 비춰지는 연합회 모습은 바람직한 게 아니다. 정부와 소통하고 합리적인 경제주체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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