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약속한 KT, 희망퇴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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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약속한 KT, 희망퇴직 왜?
  • 박효길 기자
  • 승인 2018.09.11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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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3만6천명 고용 계획 발표했지만 2분기부터 희망퇴직 실시
밖으로 고용 늘리기 앞장서는 모양새지만 안으로 구조조정 가능성
KT 광화문 빌딩 이스트의 모습이다. 사진=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KT[030200]가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고용 계획을 발표했지만 2분기부터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늘리기에 앞장서는 모양새지만 실은 정기적인 인력 구조조정으로 결국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KT노동조합은 11일까지 3분기 희망퇴직을 신청을 받는다.

이 희망퇴직은 올해 마련된 단체교섭 노사합의서를 근거로 시행된다. 신청대상은 정년이 6개월 이상 남은 직원 중 4분기 임금피크제 도래예정자로 1962년 9월에서 12월생이다. 또한 중대공상 및 신체전신상 장애로 업무수행이 어려운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이날까지 신청이 마감되면 12일부터 14일까지 인사위원회의 심의가 이뤄진다. 이후 업무인수인계 20일 퇴직워크숍이 진행될 예정이다.

KT의 희망퇴직은 이번뿐만이 아니라 2분기부터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 임금피크제 적용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지난 2014년 약 8000명의 희망퇴직 이후 4년 만이다.

KT노동조합이 3분기 희망퇴직 신청 등 일정을 나타내는 소식지의 모습이다. 사진=박효길 기자
KT그룹은 지난 10일 5년간 23조원 투자와 3만6000명의 고용을 주 내용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중심 혁신성장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KT는 내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총 2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KT그룹은 △AI, 클라우드, VR 등 융합 ICT 분야에 3조9000억원 △5G 등 네트워크 분야에 9조6000억원 △IT 고도화 및 그룹사 성장을 위해 9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KT그룹은 향후 5년간 대졸직 6000명을 포함해 총 3만6000명의 정규직을 직접 채용할 계획이다. 또 5G 등에 대한 투자로 10만명 가량의 간접고용 유발이 예상돼 총 일자리 창출 효과는 14만명에 달할 것으로 KT는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고용 계획을 밝힌 KT가 안으로는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어 생색내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이번 희망퇴직이 재개되면서 2014년 희망퇴직의 진통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7월 대법원은 노조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KT가 사상 최대의 명예퇴직을 실시하도록 사측과 밀실협약을 맺은 KT노조와 위원장은 노조원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2014년 당시 KT의 8000명에 이르는 명예퇴직 실시에 KT노조가 합의했다. 이 과정에 KT노조가 노조원들의 의사를 수렴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노조원들이 노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것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연구소장은 “고용을 늘리면서 희망퇴직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희망퇴직을 정말 원하는 분이 있을 수 있지만 예전처럼 사실상 정리해고를 위해 우회하는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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