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프로세스 이후 19년만 북미 정상회담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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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프로세스 이후 19년만 북미 정상회담 눈앞에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8.03.0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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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초청에 트럼프 "5월까지 만날 것"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웨스트윙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서훈 국정원장. 오른쪽은 조윤제 주미대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만남 요청을 수락했다. 19년 전 클린턴 행정부의 '페리 프로세스' 이후 불발됐던 북미 정상회담이 사상 처음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8일(현지시간)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특사단과 문재인 대통령의 좋은 말씀에 대단히 감사해 한다"며 김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후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와 시간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샌더스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기대하고 있으며 다만 북한에 대한 모든 제재와 압박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으로 구성된 한국 대북 특별 사절단은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평양에서 김 위원장에게서 전달받은 구두 친서를 전했다. 구두 친서 내용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직후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얘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 같은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며 "김 위원장을 만나보니 솔직히 얘기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다. 물론 과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조심해야 하지만 김 위원장에 대한 우리 판단을 미국이 받아주고 이번 기회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고 한다"고 설득했다는 설명이다.

면담 이후 정 실장은 이례적으로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전 세계에 전달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어 한다"는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 위원장과 올해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역사적인 사건이 된다. 1999년 미국 민주당의 빌 클린턴 행정부는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을 평양에 파견해 북미 수교를 비롯한 포괄적인 북핵 해법에 합의했고, 이를 바탕으로 2000년 김대중 정부는 역사적인 6‧15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이어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직후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정권이 패배, 공화당의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북미 정상회담은 불발에 그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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