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올림픽 3연패 관건은 '제로백'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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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올림픽 3연패 관건은 '제로백' 가속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8.02.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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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전지훈련서 인코스 출발 집중점검
올림픽 직전 대회서 시즌 베스트 기록
'빙속 여제' 이상화가 13일 오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500m 3연패를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경기 중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부문은 500m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빙속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 대표팀 이상화와 이를 막으려는 일본 ‘고다이라 나오’는 올림픽 전부터 세기의 라이벌로 조명 받았다.

이상화는 지난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500m 1차, 2차 합계 76초09를 기록했다. 당시 세계기록 보유자 독일의 예니 볼프를 불과 0.05초 차이로 이겼다. 이어 2014 소치 대회에서는 1·2차 합계 74초70의 올림픽 신기록 세우면서 금메달을 따내 2연패를 달성했다.

앞서 두 번의 올림픽은 이상화가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웃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고다이라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면서 세계 최강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고다이라는 평창올림픽 이전 24개 국내외 대회를 모두 우승했다.

두 선수의 현재 컨디션은 최고조다. 이상화는 올림픽 직전 독일에서 가진 전지훈련 도중 참가한 작은 대회에서 37초18을 기록해 여자 500m 트랙 레코드를 세웠다. 초반 100m는 이번 시즌 자신의 최고 기록인 10초35로 달렸다. 그는 취재진에게 “기록이 그렇게 빠르게 나올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나도 너무 놀랐다”며 “예행 연습을 잘 하고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고다이라 역시 지난 12일 여자 1500m 레이스를 1분56초11로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경기 후 가진 취재진에게 “평창올림픽에서 첫 레이스였는데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지난 9일 올림픽 개막식에도 불참했다. 고다이라는 일본 선수단 주장을 맡고 있다.

오는 18일 열릴 여자 500m는 초반 스타트가 메달 색을 가를 전망이다. 스피드스케이팅 500m는 육상 100m 경기에 비견될 정도로 순간 스피드와 타고난 신체 조건이 경기를 좌우한다. 챔피언과 결선에 진출한 다른 선수들의 기록 차이는 대개 1초 이내다. 특히 출발선부터 100m까지 직선주로인 ‘제로백’ 구간이 전체 기록에서 가장 중요하다.

이상화는 이번 올림픽을 위해 기존 아웃코스 중심의 출발에서 인코스 출발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 그는 그간 아웃코스에서 출발해 막판 스퍼트에서 상대 선수 뒤를 추격하는 것이 기록이 잘 나왔다. 지난 2013년 세운 세계기록 36초36도 아웃코스 스타트에서 나왔다.

하지만 최근 인코스로 출발해 레이스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에 독일 전지훈련에서 인코스 출발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아웃코스로 출발하면 첫 곡선주로를 크게 돌고 마지막 곡선은 작게 돈다. 이 때문에 후반부 스퍼트 부문에서 원심력에 저항해 작게 돌면 속도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시즌 이상화는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에서 모두 아웃코스 출발을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태릉에서 열렸던 전국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이상화는 “인코스로 출발해 좋은 레이싱을 펼쳤다. 월드컵에서 아쉬웠던 마지막 코너에서 속력을 올릴 수 있어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이상화를 지도하는 케빈 크로켓 코치는 두 선수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면서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라이벌전에 비유했다.

외신들은 고다이라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AP통신은 지난 6일 여자 500m 올림픽 시상대 정상에 이상화 대신 고다이라가 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도 고다이라의 금메달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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