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광물전쟁 심화되는데… 韓, 기업만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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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광물전쟁 심화되는데… 韓, 기업만 뛴다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3.03.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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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무기화’ 노리는 中·중남미에 美·EU 협력 대응
韓기업, 리튬·흑연 등 전략 광물 공급망 다변화 노력
중남미 카르텔·美·EU 동맹체 앞두고 韓정부 대응책 발표
사진은 지난 10일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만난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10일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만난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유럽연합(EU)에서 추출·처리된 핵심 광물에 대해 미국에서 추출된 것처럼 접근권을 주는 문제에 대해 노력하기로 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만나 핵심광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핵심광물 무역협정 협상개시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유럽산 포함 △유럽산 광물 미국 보조금·세제 지원 등이 담겼다. 미국과 EU는 주요 7개국(G7)을 중심으로 ‘구매자클럽’ 핵심 광물 동맹체 결성도 추진한다. 전 세계 광물 주도권 확보를 위해 미국, EU 이른바 ‘서방세력’이 손을 잡은 것이다.

전략적 핵심 광물을 둘러싼 전 세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자원 무기화’를 앞세운 중국과 중남미 국가들의 움직임에 미국, EU가 힘을 합치는 모양새다. 이러한 국제적 지정학 리스크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쉽지 않은 형국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핵심산업이 확대되면서 전략적 핵심 광물 확보전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EU가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광물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핵심 광물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희토류와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 원자재의 역외 의존도를 65%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핵심원자재법 초안을 발표했다. 미국은 보조급 지급 조건에 원자재 부분을 추가했다. ‘리튬 부국’인 중남미 국가들은 국유화 움직임을 보이며 카르텔 형성 가능성까지 내비친 상태다. 중국은 자국 희토류에 대한 중앙정부 통제를 강화해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정부가 직접 주도적으로 ‘광물 전쟁’에 뛰어드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분주히 해법 찾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여러 나라의 기업들과 리튬, 흑연, 코발트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SK온도 칠레, 호주 등의 기업들과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정부는 지난달 80%대에 이르는 리튬,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의 중국 수입 의존도를 2030년 50%대까지 낮추는 ‘핵심 광물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이미 전 세계 정부가 직접 ‘자원 무기화’ 움직임에 나서는 시점에서 대응 전략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원 대책이 없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정부가 움직이는 판에 기업들만으론 대응이 쉽지 않다”며 “미국 IRA의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민·관이 함께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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