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교육성과 놀랍지만 닮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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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교육성과 놀랍지만 닮고 싶진 않다”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3.10.3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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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신문 보도, "청소년에 대한 압박 심해"

[매일일보] 진보진영이 가장 이상적인 국가모델 중 하나로 꼽는 스웨덴에서 한국의 높은 경제성장과 교육열을 배우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세계 2위의 장시간 노동으로 삶을 즐길 수 없게 하는 분위기와 아이들을 지나치게 억압하는 부분은 절대 배우면 안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성과에 뿌듯해하고 있는 한국의 교육현실이 스웨덴 입장에서는 ‘반면교사’로 받아들여진 셈이다.

스웨덴의 메이저 일간지중 하나인 타블로이드신문 아프톤블라뎃(Aftonbladet)은 26일부터 29일까지(이하 현지시각) 나흘간 온라인판을 통해 6건의 기사를 내보내면서 한국 사회 전반의 분위기와 교육, 분단현실 등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이번 기획은 지난 2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스테판 러벤 사회민주당 대표의 일정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로벤 대표는 “스웨덴은 교육 수준을 올려야 하지만 학생들이 주당 60시간 이상 공부해야 하는 한국처럼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문 보도 중 27일자 ‘지식이 전부 - 그러나 대가는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는 “한국에는 최고수준의 학생들이 있고 대부분 고등교육을 받지만 그 대가는 크다”며, 한국이 교육 부문에서 높은 성과와 함께 그 과정에서 생겨난 어두운 측면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스테판 러벤 스웨덴 사회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한국은 대학 진학률이 2000년 24%에서 2010년 40%로 상승해 진학률 목표를 80%로 새로 설정고, 15세 청소년의 수학, 과학, 읽기이해 능력이 2009년 65개 조사 국가 중 핀란드 다음으로 우수하다.(스웨덴 28위)

성과의 배경에는 교육을 중시하는 유교사상과 부모의 높은 교육열이 있는데 그 이면에는 한 달에 6000크로나(약 100만원)의 사교육비와 산업화된 학원가 그리고 방과 후에도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해야 하는 탓에 하루에 4시간밖에 못 자며 혹사당하는 학생들이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을 방문해 4개 학교 수업을 참관한 안나-마리아 마틴손 웁살라 교사단체연합 회장은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지나치게 교과서와 시험 위주이고 그룹 활동을 통해 교류하거나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마틴손 회장은 “한국 교육의 문제를 통해 성과중심주의가 낳는 위험성을 봐야한다”며, “스웨덴 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할 때 우리가 교육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그런식으로 성과를 얻으면 좋은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라쉬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도 “한국 교육은 청소년에 대한 압박이 심한 것을 주의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28일자로 올라온 ‘그는 서울을 스웨덴으로 바꾸고 싶다’는 제목의 기사는 “스웨덴이 부럽다”고 말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러벤 대표와 만나 보육체제, 학교시스템, 시정 개방 등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29일 기획 시리즈의 결론 성격으로 나온 기사의 제목은 “이렇게 되어서는 안된다”였다. 기사는 한국에 대해 “아이들은 장시간 고강도 압박에 시달리고 노조는 금지되어있다. 한국의 경이로운 성장에 따른 댓가는 크다”는 말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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