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청약 2년전 73% '증발'… 가격경쟁력 갖춰야 몰린다
상태바
1순위 청약 2년전 73% '증발'… 가격경쟁력 갖춰야 몰린다
  • 권영현 기자
  • 승인 2023.03.06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2년 만에 99.1% ↓… 수도권‧5대 광역시 81.74% '뚝'
인천‧광주‧대구 등 광역시 고분양가 논란에 청약 미달 이어져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이 2년만에 70% 넘게 급감했다. 대구의 청약은 2년전의 1% 수준에도 못미친다. 자료=연합뉴스

[매일일보 권영현 기자] 2022년 1순위 청약자 수가 2년 전과 비교해 70% 넘게 감소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순위 청약은 113만6185건이 접수됐다. 전년(293만7145건) 대비 약 61% 넘게 감소한 수치다. 2020년(434만7408건)과 2021년 사이 32%가 줄었지만 이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고 2년 만에 4분의 1 수준까지 급감한 것이다.

시도별로는 대구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2020년 38만6410건의 1순위 청약자를 받았던 대구는 지난해 3441건만 접수돼 2년 만에 0.9% 수준까지 떨어졌다. 울산(-97%)과 광주(-96%) 등 광역시뿐 아니라 서울(-89%)과 경기(-85%)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외 부산과 전남, 인천 등 8개 지역도 청약자가 감소했다.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1순위 청약이 증가한 지역도 있다. 제주는 지난해 4385건의 1순위 청약이 접수돼 2020년(258건)보다 17배가 됐다. 경남과 강원, 충북도 각각 4.5배, 3.5배, 1.5배 수준으로 청약 접수가 늘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등 대도시의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5개 광역시 등 총 8개 지역을 기준으로 보면 81.74%가 감소했다. 이들 지역은 2020년 376만7326건을 접수받았지만 지난해 68만7919건만이 접수됐다.

세종을 포함한 지방 중소도시는 전국적인 감소세 속에도 선방했다. 같은 기간 58만82건에서 44만8266건으로 22.7%만 감소했다.

2020~2022년 1순위 청약자 수 추이. 자료=부동산R114

이는 부동산 규제와 가팔라진 분양가 상승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도시에 규제가 집중되며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 지방 소도시로 청약 수요가 분산된 것이다. 전국적인 분양가 상승세에 주요 대도시는 고분양가 논란에 빠진 반면 지방은 분양가가 합리적으로 책정돼 수요자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규제 풍선효과로 인해 지방 소도시로 청약자들이 꾸준히 이동한 가운데 사실상 비규제 메리트 못지않게 합리적인 분양가가 중요하게 고려됐다”며 “전국적인 규제 완화로 비규제지역의 메리트는 적어졌지만 가격경쟁력이 높은 단지들로 수요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광역시와 수도권 등지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단지는 청약 시장에서 수요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인천 더샵 아르테,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 광주 상무역 골드클래스 등 인근 단지 시세와 차이가 없거나 비싼 단지들은 청약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다.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은 지난 1월 청약에 나서 2순위 청약 끝에 경쟁률 0.05대1로 청약을 마쳤다. 6개 타입으로 청약에 도전했지만 모든 타입이 미달을 기록한 것. 앞서 진행한 특별공급에서도 230가구 모집에 단 3건만 접수됐다.

이 단지 분양가는 타입별 최고가 기준 전용면적 84㎡ 5억9900만원, 106㎡ 8억9800만원, 124㎡11억56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인근 신축 단지 매물과도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비싸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부동산 플랫폼을 확인해보면 이 단지 인근에 지난해 준공된 동대구역센트럴시티자이 전용면적 84㎡ 호가는 5억5000만원부터 올라와 있다.

인천 더샵 아르테도 상황은 비슷하다. 687가구 모집에서 2순위까지 청약을 진행했지만 경쟁률 0.65대1로 마감했다. 특공도 경쟁률 0.21대1로 접수를 채우지 못했다.

이 단지도 분양가 경쟁력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은 공급과 입주 예정 물량이 많아 인근 단지 시세 대비 분양가 경쟁력이 떨어지면 수요자들 관심을 받기 어렵다”며 “집값 하락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청약에 쉽게 뛰어들 수 없고 그 시기가 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청약자 감소와 청약시장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청약통장 가입자 수 역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월 청약통장 가입자는 2773만9000여명으로 지난해 7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 기간 86만여명이 청약통장을 해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