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책 한달… 집값 낙폭 줄고 거래량 회복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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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책 한달… 집값 낙폭 줄고 거래량 회복됐지만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3.02.07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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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 집값 떨어졌던 송파·노원 등 집값 반등세 뚜렷
고금리·전셋값 하락 우려에 매수자는 여전히 ‘신중’
“급매물 소화·규제 완화 따른 일시적 반등 그칠 듯”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집값 하락폭이 줄고 거래량이 회복되고 있지만 고금리와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는 여전해 본격적인 거래 증가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월계시영아파트 아파트 단지. 사진=나광국 기자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집값 하락폭이 줄고 거래량이 회복되고 있지만 고금리와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는 여전해 본격적인 거래 증가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월계시영아파트 아파트 단지. 사진=나광국 기자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1.3 대책 이후 시장에 일부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거래를 찾아보기는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는 “여전히 시장에 많은 물량이 쌓여 있는데 지금의 거래량은 아직 이를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데 집주인들은 여전히 가격을 낮출 생각이 없고, 매수자들은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부동산 규제완화 이후 서울의 매수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정부의 바람대로 시장이 안정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집주인과 수요자의 희망 가격 차이가 크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하락세는 여전히 뚜렷하고 금리 인상 흐름도 끝나지 않아 기대감에 따른 일시적 반등일 뿐 매수심리 회복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7일 KB 국민은행의 월간주택동향에 따르면 1월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20.9로 전달과 비교하면 0.04p 상승했다. 매수우위지수는 매도자와 매수자의 비율을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0~200 범위 이내이며 지수가 높을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특히 집값이 수억원씩 떨어졌던 송파·노원·강동구 등 단지들이 거래 회복을 이끌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서울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아파트 가운데 하나인 삼호3차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21일 6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11일 6억4750만원에 거래된 가격보다 4250만원 올랐다. 또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15일 거래가인 5억1000만원과 비교하면 1억8000만원이나 급등했다. 월계시영아파트는 강북권 최대 재건축 단지다.

해당 단지 거래량도 늘었다. 작년 12월 한 달 동안 불과 3건이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11건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완화 이후 노후 단지들이 줄줄이 안전진단을 통과하자 월계시영의 재건축 사업에도 시장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14일 18억원에 2건 거래됐다. 이전 최고가(23억7000만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6억원 가까이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한 달간 거래를 살펴보면 반등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말 15억원대로 급락한 해당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거래가가 16억원 안팎이었지만 1·3대책 발표 이후 다시 상승했다.

헬로오시티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급매물량 중심으로 매물이 소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연이어 정부가 규제 완화 대책을 발표한 이후 시장에 나와 있던 급매물은 이제 거의 남지 않았다”면서 “현재 전용면적 84㎥는 대부분 18억원 대에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규제 완화 이후 매수 문의가 늘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집주인과 수요자 간 정적 가격에 대한 격차가 여전히 커 거래량이 눈에 띄게 회복되지 않는 상황 속에 매수자들이 급매물만 찾아 실거래가가 하락한 곳이 많았다.

노원구 상계동 보람아파트 전용면적 68㎡는 1월 급매물이 6억원에 거래됐다. 이 평형 호가는 현재 6억5000만원에서 7억원 사이인데 이와 비교하면 5000만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마포구 아현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이 15억5000만원~17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시세 대비 1억원 낮은 금액이다.

아현동 인근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지는 않고 있지만 더 내리지도 않고 있다”면서 “매수자들도 현재 경기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와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격 문의만 할 뿐 거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호재가 있는 지역 아니고서 대부분 지역은 이미 시장에 나온 급매물 거래뿐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일시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있단 의견이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안전진단 규제 완화로 노원, 강남 지역의 일부 초기 단계의 재건축 아파트에 매수문의가 늘면서 금주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폭이 축소됐다”며 “다만 급매물 소화와 규제 완화에 따른 일시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있어 급매물 소진 후 매수세 둔화를 고려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또 여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외부 변수가 매수 심리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다”며 “고금리와 전셋값 하락 등 영향으로 여전히 매수자 관망이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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