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 속출… 분양가 얼마나 높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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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아파트 속출… 분양가 얼마나 높길래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3.02.0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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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올해1월 전국 33곳 분양가 이하 실거래
둔촌주공 재건축 흥행 실패… 고분양가가 원인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분양가(옵션 제외·층수 반영)보다 낮은 가격에 실거래되는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신규 분양 단지 고분양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작년 하반기부터 분양가(옵션 제외·층수 반영)보다 낮은 가격에 실거래되는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신규 분양 단지 고분양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미분양이 쌓여가자 근본 원인이 높은 분양가에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도 결국 고분양가가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분양가(옵션 제외·층수 반영)보다 낮은 가격에 실거래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작년 하반기(7~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거래된 신축 아파트의 입주자모집 공고상 분양가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 단지는 2020년 1월 이후 분양된 전국 아파트다.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작년 하반기 분양가를 밑도는 가격에 거래된 단지는 20곳이었으나 올해 1월에는 한 달 만에 11개 단지가 분양가보다 낮게 거래돼 집값 하락에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8월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 20㎡(3층)가 분양가(2억1800만원)보다 1000만원 저렴한 가격에 직거래됐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시흥시 월곶동 ‘시흥센트럴헤센’ 59㎡(4층)가 분양가 4억2000만원보다 1억4000만원 저렴한 2억8000만원에 작년 12월 중개거래됐다.

인천에서는 서구 경서동 ‘북청라하우스토리’ 59㎡(8층)가 2020년 6월 3억1850만원에 분양됐지만 지난달 30일 2억7000만원에 직거래됐다. 인천 중구 운남동 ‘운서SK뷰스카이시티2차’ 78㎡(18층)도 2020년 7월 당시 분양가(3억7500만원)보다 2250만원 낮은 3억5250만원에 중개거래됐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화원신일해피트리꿈의숲’ 전용면적(이하 전용면적 기준) 84㎡(21층)는 지난달 3일 2억7300만원에 중개거래됐는데, 2020년 8월 3억9800만원에 분양된 단지다. 분양 후 2년5개월 만에 시세가 분양가보다 1억2500만원 낮아진 셈이다.

울산 운주군 언양읍 ‘e편한세상울산역어반스퀘어’ 84㎡(3층)는 2021년 3월 당시 분양가 4억200만원보다 6200만원 낮은 3억4000만원에 직거래됐다.

이 밖에 충남 예산군 삽교읍 ‘내포신도시이지더원2단지’ 84㎡(1층)는 2020년 8월 분양가(2억8200만원)보다 4200만원 낮은 가격에 팔렸고,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광혜원포레가’ 74㎡(14층)도 분양가보다 4400만원 낮게 팔렸다.

작년 7월에는 광주 서구 금호동 ‘금호지구대광로제비앙’ 84㎡(10층)가 분양가 6억5850만원보다 2억3700만원 저렴한 4억2150만원에 직거래됐다.

이처럼 분양가보다 낮은 실거래가 늘어나면서 최근 미분양 적체도 결국 높은 분양가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예를 들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지난해 12월 전용면적 84㎡는 분양가가 최고 13억원, 옵션 포함 시 14억원을 넘는 선에서 나왔다.

하지만 비교대상으로 거론되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전용 84㎡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5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단지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으로 비교가 자주 되지만 헬리오시티가 송파구라는 점에서 둔촌주공 재건축보다 시세가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물론 둔촌주공이 헬리오시티 시세보다 약 1~2억원 가량 저렴한 가격에 분양했지만 입지 차이를 감안하면 더욱 낮은 가격에 분양됐어야 했다는 지적이 중론이다. 현재 둔촌주공 재건축 분양은 청약 경쟁률 미공개 등의 사유로 비춰볼 때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관측된다.

강동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작년부터 집값 하락이 심화되면서 자연스레 분양가 조정을 기대하는 심리도 매수자들 사이에 형성됐다”며 “상대적으로 입지 등 약점이 있는 단지일수록 고분양가에 대한 반감이 분양 시장에서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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