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3개월만에 ‘노마스크 시대’… 시민들은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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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3개월만에 ‘노마스크 시대’… 시민들은 "기대반 우려반"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3.01.30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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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환영하지만 아직은 얼굴 가리는 게 익숙"
교육·공연 등 밀집 업종은 자체규정 마련 나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에서 마스크를 쓴 탑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에서 마스크를 쓴 탑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소현 기자] 마스크 없는 일상이 재개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다수의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환영하는 가운데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공공장소를 방문하는 것을 선호하는 시민들도 공존하는 상황이다.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씻기지 않은 데다 마스크 착용 의무 방침도 상황에 따라 장소나 상황에 따라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면서 완전한 일상회복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완화된다. 지난해 5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린 데 이어 지난 20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확정됐다. 2020년 10월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에서 벗어난 시민들은 대체로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지만 실제 생활 현장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조치가 시행된 이날에도 종로와 여의도 등 서울의 주요 업무지구를 방문한 시민 다수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카페와 식당 등 공공시설을 이용했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의 한 카페 직원은 "마스크 의무가 해제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오늘은 계속 끼고 근무할 것 같다"면서 "아직은 어떻게 될지 모르고 다른 직원들도 손님 응대할 때는 끼는 게 편하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인근 5호선 광화문역에서 나온 한 40대 시민은 "날씨가 추워서 방한용으로 마스크를 착용했다"면서 "다른 사람들도 다 끼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경기 남양주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 장모씨(29세)의 경우 "마스크 해제가 오늘부터기는 하지만 사무실에서는 원래 잘 착용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면서 "코로나 감염 걱정은 크지 않고 식당에 들어갈 때 번거로울 일이 없어 편할 것 같다"고 전했다. 

◇대중교통·3밀 시설 불안… 자체지침 마련도

이번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서 의료시설과 대중교통, 감염취약시설은 제외된다. 또 3밀(밀접·밀집·밀폐) 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권고되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감소하면서 사회적인 영향력은 줄었지만, 아직 전면적인 해제는 이르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경각심이 남아 있는 가운데, 많은 인원이 밀집되는 교육계와 공연, 헬스 업계에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각기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초등학교 담임을 맡고 있는 이모씨(28세)는 "교사가 코로나에 걸리면 학교 전체가 비상에 걸리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굉장히 비난받는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그때그때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안내하는 것도 일이다 보니 아직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고 밝혔다.

정부는 학교 통학버스에서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도록 조처했지만, 교육계는 자체적으로 착용 의무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학원총연합회와 더불어 대형 입시학원들은 당분간 마스크 실내 착용을 유지하도록 안내하는 등 바짝 긴장하는 중이다. 

공연 기획사에서 일하고 있는 이모씨(30세) 또한 "공연마다 다르겠지만 일단 배우·스텝들이 코로나에 걸려 공연 취소가 있을까 봐 걱정된다"면서 "극장 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안내 방송을 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체육관 관장(43세)은 "회원들이 장기 등록해야 매출이 잡히는데 코로나 때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 그런 이들이 없어 피해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 가드까지 따로 구매해 회원들에게 나눠줬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이제는 다 풀렸다는 생각에 회원들이 다시 오지 않겠나"고 했다.

코로나 방역 지침이 대부분 해제됐지만 당분간 마스크를 착용하는 풍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알스퀘어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3.5%는 실내 마스크 해제 시 마스크를 바로 벗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니라는 응답도 36.5%에 달했다. 

일부 기업들과 지자체 등은 출장과 회식을 재개하면서도 회의실과 엘리베이터 등 인파가 밀집되는 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지침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중이다.

정재훈 가천의대 교수는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은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와 비슷한 큰 의미를 가진다"면서 "이제 모든 시민이 일률적으로 대응하는 상황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에 대해 개인이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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