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설 특수' 없었다… 경기 한파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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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설 특수' 없었다… 경기 한파 언제까지
  • 이용 기자
  • 승인 2023.01.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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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기간 물가 상승,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내수 시장 활기 잃어
공공요금, 주요 설 품목 가격 상승… 소비 심리 둔화
한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 둔화될 것"… 시기는 불확실
설 연휴 손님이 없어 한산한 서울 영등포 전통시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용 기자] 민족 대명절 설 연휴 기간 동안 소비 시장이 어느 정도 기지개를 켰지만 침체된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동안 내수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물가 상승과 부족한 엔데믹 효과로 국민들의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명절을 앞두고 설날 인기 품목의 가격이 급상승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해 설 물가와 비교한 결과 수산물 13.6%, 기타식품 8.8%, 가공식품 7.9%, 채소·임산물 6.5%, 축산물 3.6% 상승했다. 특히 가공식품 중 설 명절에 많이 이용되는 식용유와 밀가루의 상승률은 각각 28.0%, 21.6%로 올라 소비자들이 지갑을 선뜻 열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 엔데믹 여파로 세계 각국이 빗장을 풀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것도 내수 시장 침체의 원인이 됐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0∼24일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등 전국 15개 공항에서 해외로 떠나는 여객 수는 37만명 이상으로 파악했다.

그중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여객 수가 총 29만5432명으로 가장 많고, 김포공항 등 나머지 14개 공항의 국제선 탑승객 수는 7만7862명이다. 같은 기간 일평균 인천공항 출발 여객 수는 5만986명으로 지난해(4420명) 대비 1237%나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자영업자들이 기대했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가 설 연휴가 끝난 후인 30일부터 시행된다는 것도 소비 심리 악화에 한몫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실외 마스크 해제 소식에 자영업자의 매출이 증가한 바 있다. 전국 소상공인 카드 매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의 데이터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직후 1주간(5.2∼8) 전국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전주(4.25∼5.1)보다 7.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7% 증가한 수치다.

경기 침체로 올해 ‘연휴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유통업계는 이번 설을 분기점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앞서 대구시는 2월13일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도 대형마트 새벽시간·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 금지 규제를 푸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산업발전법에 의하면 2012년부터 대형마트는 한 달에 두 번 의무적으로 휴업해야 한다.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는 문을 열 수 없는 등 영업시간도 제한을 받는다.

이러한 기업의 영업활동 제한이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의견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편을 들어주는 소비자가 증하는 추세다. 유통가는 변경되는 제도와 국민의 인식에 힘입어 새로운 경영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다만 설 연휴 이후 공공요금을 비롯해 술 등의 가격까지 차례대로 올라가는 만큼, 내수 시장은 더욱 침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우선 이달부터 전기요금은 9.5% 오르고, 2분기 이후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추가 인상된다. 또 서울시의 경우 지하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택시 기본요금까지 오른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4월부터 맥주와 막걸리 등 탁주에 붙는 주세를 3.57% 인상한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2월까지도 5% 내외를 나타내고, 이후 기저효과와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낮아져 연간 3.6% 정도의 상승률을 전망했다. 다만 유가·환율에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 등 각종 변수로 얼마나 빨리 줄어들지 불확실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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