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통령'이 불러온 참사
상태바
[기자수첩] '불통령'이 불러온 참사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3.01.16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저는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2022년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했던 취임사 마지막 말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호기로웠던 윤 대통령의 다짐은 성공이 요원한 모습이다. 오히려 '참사 정부' '불통령' 등 멸칭만 가득하다. 실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민 안전을 비롯해 국가 안보, 외교에 이르기까지 대형 사고들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 사건은 지난해 10월 일어난 '이태원 참사'다. 관계당국의 안전 관리와 통제 부족으로 발생한 이 사고는 역대 최대 압사 사고로 기록됐다. 참사가 발생한 이후에도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료들은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지난해 말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사건' 때도 당·정은 비행금지구역(P-73) 침범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야당 의원에게 '북한 내통설'을 뒤집어씌우면서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였다. 

외교 분야에서도 파열음이 일어났다. 윤 대통령이 신년 인터뷰에서 발언한 "핵 공동 기획·연습"이 논란이 됐다. 해당 발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No(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대통령실은 거두절미하고 질문했다면서 애꿎은 로이터 기자를 탓하며 부인했다. 

이 참사들은 형태만 다를 뿐 '불통'이라는 같은 모습을 보인다.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들이 '소통의 부재'로 참담한 모습을 드러내고, 수습 과정에서 활활 번지는 패턴이 반복된다.

안타깝게도 '윤석열표 참사'는 끝나지 않은 것 같다. 당사자인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진행된 최근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를 재확인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말한 "자체 핵 보유" 발언이 무색하게도 말이다. 반면 일본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을 이용해 '군사대국화'라는 큰 이득까지 영리하게 챙겨갔다. 

이번 회담으로 우리나라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향후 정치·경제적 갈등이 불거질 우려가 커졌다. 또 일본의 반격 및 방위능력 강화로 한반도는 잠재적 위협을 하나 더 안게 됐다.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국민이 주인인 나라', '존경받는 나라'는 언제쯤 가능할까? 소통을 소홀히 한 대가는 '참사'라는 쓰디쓴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물론 고통은 국민의 몫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