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국 때문에 또 불안에 떠는 우리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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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국 때문에 또 불안에 떠는 우리 기업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3.01.1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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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아라 기자
산업부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우리 기업들이 중국 때문에 또 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 중국이 한국의 중국발 입국 규제에 대한 보복 조치로 10일 한국인의 중국행 단기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면서다. 정부는 중국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행 단기비자 발급을 이달 말까지 중단하기로 하는 등 입국 강화 조치를 취했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로 기대감을 드러냈던 우리 기업들은 다시 가슴을 졸이게 됐다. 특히 중국인을 가정 먼저 맞는 국내 항공업계와 여행업계는 울상이다. 국토교통부가 중국 노선 증편 허가를 잠정 중단하면서 항공사들은 계획했던 중국 운항 재개와 증편을 모두 취소했다. 여행사들도 준비했던 중국 기획여행 상품들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치명적인 수준의 영향은 당장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면세업계와 화장품업계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까봐 긴장한 상태다. 올해 중국 방역 정책 완화에 따른 소비 회복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했는데 관계가 악화하고 반한정서가 고조되면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외 매출 중 중국 비중이 40~50% 차지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이들은 코로나19로 현지 영업 매장이 일부 철수되고 실적이 감소하는 등 타격을 받았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3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1% 감소한 7892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8.6%로 급감했다.

자동차업계도 당장 비자 중단 영향은 없지만 사태 장기화 시 중국 내 차량 판매가 줄어들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가슴을 졸이는 이유는 이미 과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으로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으로 피해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는 롯데마트로, 롯데마트는 2017년에만 1조2000억여원 적자를 내고 112개에 이르는 중국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현대자동차도 사드 사태 이후 연간 판매량이 절반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특히 한국과 일본 국민의 중국 방문 비자 발급을 상당 부분 중단하는 ‘보복 조치’를 취했던 중국이 미국에 대해서는 코로나 국면에서 장기간 중단된 항공편 운항 정상화에 러브콜을 보내 두려움을 더한다. 중국 SNS 웨이보에는 “사지도 가지도 않겠다”라며 ‘한국 불매운동’ 관련 게시글이 늘어났다.

일각에선 중국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우려가 약해지는 등 춘제 이후부터는 중국발 입국자 제한 조치가 완화되면서 정상화할 것으로 보지만, 이렇게 매번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 기업들이 가슴을 졸여야 하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중국 의존도를 빨리 낮추는 게 방법이 아닐까 싶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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