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축된 제약바이오 투자 시장, 경기침체만이 원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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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축된 제약바이오 투자 시장, 경기침체만이 원인일까
  • 이용 기자
  • 승인 2023.01.05 13: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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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용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은 국내 보건의료 주권을 높이기 위한 필수 산업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백신과 치료제 공급을 타국에 떠맡긴 바 있어 더더욱 정부와 민간 투자가 지속돼야 할 영역이다.

펜데믹 동안 보건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 이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신약 개발에 적극 투자해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투자 시장에 한파가 불어 일부 제약바이오사들은 연구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경영난을 겪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장에 도전한 기업들은 예상 공모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바이오노트는 2조원대의 시가총액이 예상됐지만 1조원에 못 미치는 금액으로 코스피에 들어섰다. 루닛, 샤페론 등의 공모가도 공모가 밴드 하단에 비해 30% 이상 줄어들었다. 규모가 작아 외부 자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벤처사들이 불경기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일부 벤처사는 개인의 집과 자동차를 담보로 잡고 적자 경영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 기업은 서울에 있던 본사를 처분하고, 땅값이 싼 지방으로 이전해 연구자금을 조달했다.

투자 한파의 주요 원인은 우선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는 경기침체다. 불경기로 인해 투자자들이 단기적 실적을 쫓게 됐는데, 성과가 나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제약바이오 분야는 결국 외면을 받게 됐다. 신약개발에는 많은 시간 소요되고 수많은 임상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과를 증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벤처 바이오사의 경우 보통 기술 하나만 믿고 작은 연구소 단위로 시작한 경우가 많다. 대형 제약사는 기존에 축척한 자금으로 개발을 속행할 수 있지만, 벤처사의 경우 투자를 받지 못하면 연구개발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결국 회사의 불확실성도 커져 투자금이 더욱 축소되고 직원도 이직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된다.

물론 경기침체만이 원인은 아니다. 실상은 기존 제약업계가 국민들에게 여러차례 실망감을 안긴 탓도 크다. 특히 몇 년간 일부 부도덕한 기업이 임상 시험 결과를 부풀려 주가를 띄우거나 코로나19 당시 백신 치료제 개발비를 먹튀했던 일을 계기로, 투자자들이 이제 제약바이오사에게 ‘구체적인 수익모델과 실적’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이번 기회가 부실 기업을 거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암제 벤처바이오 M사 관계자는 “성과가 나올 단계가 아닌데도 한 달에 세 네 번 보도자료를 뿌리는 등 마케팅에 집중하는 기업들이 있다. 다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이제 투자자들도 어떤 사업이 ‘진짜배기’인지 구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제 국민들도 제약사들이 남발하는 ‘승인 신청’, ‘임상 가동’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게 됐다. 투자 시장이 위축된 현재 국민들은 투자 대상의 가능성을 더 정확히 진단할 수 있게 됐고, 그 과정에서 한계성이 있거나 부실 기업은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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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다 2023-01-05 13:56:51
아이돌 같이 생겼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