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폴트 모면...韓 시장 불안 해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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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디폴트 모면...韓 시장 불안 해소 되나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3.10.1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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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불확실성 여전...미국 경제 회복세가 관건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미국이 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16일(현지시간)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피하기 위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미국 정부의 디폴트 모면은 한국 경제에도 일정부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예기간을 둔 임시방편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위험은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다.

미국 상원은 16일 오후 8시(이하 현지시간) 디폴트를 불과 4시간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가 마련한 합의안을 찬성 81표, 반대 18표로 통과 시켰다. 이날 미국 하원도 같은 합의안을 찬성 285표, 반대 144표로 통과시켰다.

합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연방정부는 내년 1월 15일까지 현재 수준에서 예산을 집행할 수 있게 됐다. 국가 부채도 상한을 새로 만드는 대신 긴급조치 형태로 내년 2월 7일까지 끌어다 쓸 수 있다.

지난 20여일간 이어져 온 미국 의회의 예산전쟁이 종료됨에 따라 한국 정부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17일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가장 큰 시장 불안 요인이 해소된 것”이라며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도 이날 장중 2050을 돌파하는 등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합의안도 예산 및 재정 현안 처리를 내년 초까지 한시적으로 뒤로 미루는 미봉책에 불과한 만큼 불안요소는 여전히 산재해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완전 타결이 아니라 1월로 시한을 연장한 것인 만큼 불확실성이 완벽하게 제거된 것은 아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근본적인 처방이 제시되지 않은 만큼, 유예기간 종료 후 닥칠 수 있는 더 큰 불확실성과 국내로 급격히 유입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한국 경제에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년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전에 여야 대립으로 상황이 급변, 언젠가는 대가를 치르게 될수도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유예기간 이후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미국 경제도 애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실물경제 경로를 통해 세계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도 관건은 합의 도출 이후 미국 경제 회복세라는 입장이다.

미국이 부채한도의 불확실성을 남겨놓은 만큼 한국 시장으로 외국인의 자금 유입 현상이 가속할 수 있지만 주가 상승 여부와는 별도로 장기적으로는 유입 자금의 급격한 이탈과 환율 하락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 등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모니터링 강화 체제를 유지하고 국제금융시장의 동향에 따라 시장 불안 조짐이 나타날 경우 신속히 대응하기로 했다.

외환시장의 경우 시장 내 쏠림 현상 등으로 환율이 급등락한다면 이를 완화하는 노력도 기울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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