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하락세...‘황금시대’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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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하락세...‘황금시대’ 끝나나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3.10.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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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24% 떨어져...골드뱅킹 인기도 시들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금값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그간 안전자산으로 분류됐던 금에 대한 투자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 기준으로 올해 들어 금값은 24%나 떨어졌다.

금값은 2001년 이후 한 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적이 없었다. 2007년에는 금값이 31.8% 상승했고, 대부분 해에 10∼20%대의 상승률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 금값은 폭락을 거듭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11일 온스당 1564.90 달러였던 금값은 이후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300 달러를 하향 돌파했고, 8월 말에는 1400 달러 선을 회복했으나 다시 추락하기 시작해 15일(현지시간) 12월 인도분 금 선물의 종가는 1273.20 달러에 불과했다.

이 같은 금값 폭락의 이유는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분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을 소유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가 불안을 헤지하기 위한 것인데 미국의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면 달러화의 가치가 높아지는 만큼 달러화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금을 보유하려는 심리가 더욱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와 중국 정부가 금 소비를 억제할 수 있는 규제를 밝힌 것도 금값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금값이 빠지기 시작하자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금에 투자하던 이들도 크게 줄면서 금값은 더욱 하락했다.

세계최대 금 관련 ETF인 SPDR골드트러스트의 금 보유량은 2012년 1300t에서 10월 현재 800t 수준으로 급감했다.

은행 골드뱅킹(gold banking)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골드뱅킹 부문에서 가장 앞선 신한은행의 금 실물매입 계좌 ‘골드리슈(Gold Riche)’의 신규 가입은 올해 초 대비 약 3분의 1로 급감했다.

올해 1월 2516명이 가입한 이 상품은 지난달 833명이 가입하는 데 그쳤다. 환율과 금 시세를 고려한 원화 환산 잔액은 5063억원에서 4412억원으로 줄었다.

신한은행과 비슷한 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 상품의 투자 잔액도 지난 3월 말 450억원에서 지난달 말 413억원으로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우리골드투자’ 상품의 가입자 증가도 올해 초 매월 200~300명에서 최근 100명 안팎으로 줄었다.

극소수 부자의 재테크 상품으로 꼽히는 골드바(gold bar)도 마찬가지다.

올해 3월 시작된 국민은행 골드바 판매 실적은 초창기 하루 평균 4억원에서 최근에는 하루 평균 1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달 초 시작한 우리은행의 골드바 판매도 보름 가까이 됐지만, 실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금을 포함해 원자재 등 실물상품 가격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아 고객들의 투자가 미미하다”며 “최근에는 금보다 주식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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