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끌만큼 끌었다...경제 회복 위해 힘 합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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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끌만큼 끌었다...경제 회복 위해 힘 합쳐야
  • 김연지 기자
  • 승인 2022.12.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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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기한인 지난 2일을 넘겨, 정기국회 마감일인 9일에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지난 13일에도 내년도 예산안 합의를 위해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주호영 국민의힘·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만났지만 이견만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김 의장이 제안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15일)을 하루 앞둔 14일에도 여야는 '벼랑 끝 대치' 상황을 이어 나갔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협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

14일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자체 수정안을 내놓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회의장께서는 15일까지는 무슨 수가 있더라도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히신 바 있다"면서 "(정부·여당이) 끝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따르느라 민심(民心)을 저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 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내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최종 협상안' 제시 요구에 대해 "우리가 최종 협상안을 내달라는 것은 우리보고 (법인세 최저세율 인하를) 양보해달라는 말 아닌가. 오히려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여야의 예산안 협상에 대한 움직임이 한층 더뎌진 모습이다. 여야는 협상 불발의 원인을 서로에게 돌리기 바쁜 모습을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경직되게 협상에 나오는 데는 윤석열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이다. 삼권분립의 경기장에서 '레드카드'를 받을만한 상황"이라며 예산안 협상 불발의 책임을 여당에게 돌렸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치가 경제를 지배할 때 나라는 망한다"며 "지난 정권에서 눈꼴 사나운 정치적 망령에 사로잡혀 경제를 망쳤던 아마추어들이 아직도 국회 권력을 부여잡고 선동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뜻으로 탄생한 새 정부의 국정 핵심과제 예산은 가차 없이 잘라내고 자신들의 포퓰리즘 예산은 밀어 넣기 바쁘다"고 꼬집었다.

양당은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말로는 민생, 경제회복을 외치면서 실상은 정쟁에 파묻혀 민생은 뒷전인 모습이다. 시간은 끌만큼 끌었다. 국민들도 지쳤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여야가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 진짜 민생, 진짜 경제회복을 위한 진실된 행보를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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