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이준우 체제 첫 시험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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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이준우 체제 첫 시험대 올라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3.10.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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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택이 이준우 신임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상암동 팬택 본사에서 진행된 신제품 '베가 시크릿노트' 공개 행사에서 이 사장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팬택 제공>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더 이상의 기업가치 훼손을 막고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습니다.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고로 존재할 것입니다.”

이준우 팬택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상암동 팬백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베가 시크릿노트’ 공개 미디어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팬택이 이 대표 체제로 전환 후 첫 시험대에 오른 순간이다.

‘베가 시크릿노트’로 창업주 박병엽 그늘 벗기 안간힘
위기 극복 위해 브랜드 가치·제품 경쟁력 높이기 관건

15일 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지난 4월 세계 최초 일체형 금속 테두리를 구현한 야심작 베가 아이언을 출시했지만 시장의 쓴맛을 봤다.

제품과 기술력에 대한 시장의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당초 기대보다 판매가 부진해 결과적으로 국내시장에서의 입지가 축소됐다.

이에 창업주 박병엽 부회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9월 24일 대표이사 자진사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공동대표이사였던 이준우 부사장이 그날 오후 사장으로 전격 승진되며 이 사장 단독체제로 전환됐다.

이 대표 체제 전환 이후 선제적 사업구조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전 직원의 절반 이상(1300여명)이 연구개발 인력으로 구성된 기술기업 팬택은 800명의 직원을 무급휴직자로 전환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앞서 팬택은 지난 3월 기존 박 부회장 체제에서 당시 부사장이던 이 사장을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공동 대표이사 체제 전환으로 박 부회장은 회사의 중장기적 프로젝트와 투자유치 및 재무구조 개선 등에 집중하고 이 사장은 현장 경영을 맡게 됐다.

업계에서는 물러난 박 전 부회장이 이때부터 이 사장 단독 체제를 대비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공동대표이사 체제 전환 7개월, 단독제체 전환 20여일이 지난 지금 팬택은 이 사장 체제에서 박 전 부회장의 열정이 깃든 야심작 ‘베가 시크릿노트’를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 체제에서의 첫 신제품이지만 박 전 부회장의 흔적은 아직도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이 사장이 위기를 극복하고 ‘팬택=박병엽’이라는 공식과도 같은 짙은 그늘을 어떻게 지우느냐는 이 사장 체제 초반 최대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국내외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애플 이라는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 파워에 밀려 졸전을 거듭했던 전작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 또한 이 사장의 리더십을 평가할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호시탐탐 팬택을 노리는 중국 자본으로부터 팬택을 지켜내는 것 또한 이 사장에게 주어진 중요한 몫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개발 기술력을 보유한 팬택이 무너져 중국 자본이 이를 인수할 경우 그 파급력은 국내 시장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질 수밖에 없다.

특히 팬택에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부품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팬택이 몰락할 경우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입게 되고 역시 팬택에 부품을 공급하던 1·2차 중소 협력사 2000여 곳에게도 직접적인 피해가 돌아갈 우려가 있다. 

앞서 박 전 부회장은 팬택이 자금 위기를 겪자 지난해 말부터 퀄컴(245억원), 삼성전자(530억원), 채권단(1565억원)으로부터 총 234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팬택 경영 상태가 호전되지는 못했지만 박 전 부회장의 위기 극복 로드맵이 일부 투자자들에게도 충분히 증명됐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 받은 만큼 이는 이 사장의 향후 경영 행보와 자주 비교될 가능성이 높다.

팬택은 기존 월 15만대 수준이었던 판매량을 20만대로 끌어올리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베가 시크릿노트’의 선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고 새로운 선장 ‘이준우 체제’의 좌표 설정 또한 세계 최초 타이틀을 6개나 보유한 기술기업 팬택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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