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도체 업계 '비상'인데 국회 '반도체특별법' 뒷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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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반도체 업계 '비상'인데 국회 '반도체특별법' 뒷짐만
  • 여이레 기자
  • 승인 2022.12.0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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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이레 산업부 기자
여이레 산업부 기자

국내 반도체 장비 투자액이 줄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공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 '반도체특별법'은 4개월째 계류 중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이 서둘러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는 모습과는 사뭇 대조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일본, 중국, 대만, 미국의 반도체 장비 투자액이 증가한 가운데 한국만 전 분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4%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00억원가량 줄어든 누적 32조9632억원을 시설 투자에 집행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투자를 줄이거나 생산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국내 신규 투자보다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새로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등 해외 생산 기지나 전환 투자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는 내년도 신규 투자를 올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예정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는 토지 보상과 공업용수, 전력 등 기반 시설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공사 기간이 2년 이상 늘고 사업비도 31% 이상 올랐다. 이대로라면 반도체 양산 시점까지 늦어질 수 있다.

당초 SK하이닉스가 2019년 첫 계획을 발표할 당시에는 첫 번째 반도체 팹의 양산 시점을 2025년으로 예정했으나, 여주시와의 공업용수 갈등 등 인허가 절차가 지연돼 지난해 말 2027년으로 양산 시점이 미뤄졌다. 여기에 사업 부지 내 토지 확보율도 95%에 그치는 등 산단의 완공이 재차 미뤄지면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대만 등 경쟁 국가가 반도체 분야 세액공제율을 25%로 내세우는 지원책을 속속 발표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행정 절차와 지자체 간 갈등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는 사이 우리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의 지난달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국내 반도체의 경쟁력도 나날이 하락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EIT)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종합 경쟁력은 71로, 미국(96)은 물론 대만(79)이나 일본(78), 중국(74)에 비해서도 뒤처진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SMIC·화훙반도체 등 중국 기업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2030년 전 세계 시장의 23%를 점유해 한국(19%)을 제치고 중국이 2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특별법'은 특화단지 인허가를 최소로 하고 시설 투자 세액 공제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국회 '반도체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로 반도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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