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안정 택해도 발탁·조직개편 확대… ‘미래 준비’ 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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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안정 택해도 발탁·조직개편 확대… ‘미래 준비’ 충실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2.12.0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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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핵심 경영진 유임으로 조직 안정 꾀해
미래준비 위한 조직개편‧인재 충원도 활발
삼성‧현대차, 신사업 인재 대거 발탁 전망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재계 연말 인사가 속속 마무리되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됨에 따라 ‘안정’을 택하면서도 ‘미래 준비’에 방점이 찍힌 인사가 주를 이뤘다는 평가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인사를 단행한 SK그룹은 핵심 경영진을 대부분 유임하며 ‘위기 속 안정’ 기조가 뚜렷히 드러났다. SK그룹 최고 의사결정협의체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끄는 조대식 의장은 4연임에 성공했다.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등도 자리를 지켰다.

SK그룹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위원회는 멤버사의 글로벌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략·글로벌위원회로 확대 개편됐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 대응 등을 위해 ‘미래전략’ 산하 ‘Global 전략’을 신설했다. SK에너지는 넷제로 전략 사업화를 위한 ‘뉴 BM 디자인실’을 신설했고, SK지오센트릭은 ‘그린 비즈추진 그룹’을 ‘솔루션사업본부’와 ‘머티리얼본부’로 재편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높은 기술 역량을 갖춘 여성임원 고은정 담당을 신규 선임하고, 1980년생인 박명재 담당을 차세대 기술 인재로 발탁하는 등의 파격도 선보였다.

LG그룹과 GS그룹도 경영 안정성과 함께 미래 먹거리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단행했다.

LG그룹은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을 유임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부회장들 중 유일하게 용퇴했다. 새 CEO 자리에는 이정애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여성 전문경영인을 CEO로 내세운 건 4대그룹 최초다.

이와 동시에 LG그룹은 배터리·전장 등 주력 사업 분야에서 인재를 대거 발탁하며 미래 준비에 힘을 실었다. 그룹 내 연구개발 분야 임원은 역대 최대인 196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신규 임원 중 92%가 1970년 이후 출생이다.

GS그룹은 ‘중단 없는 리더십’을 위해 주력 계열사 CEO들을 모두 유임했고, 신사업과 디지털 전환(DX)을 담당하는 여러 인재를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전체 상무급 신규 임원 21명 중 48%(10명)가 신사업 또는 DX 추진 인력이다.

LX그룹에선 구본준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내 입지를 강화했다. 일찌감치 임원인사를 마무리한 한화그룹은 지난 8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재계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조만간 발표 예정인 삼성 임원인사도 안정 속 미래 준비에 방점을 둔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회사 안팎에선 지난해 반도체·가전·모바일사업 수장을 한꺼번에 바꾼 만큼,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의 ‘투톱’ 체제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사업 강화를 골자로 한 발탁 인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재계에선 3040세대 ‘젊은 리더’ 발탁과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또 LG그룹에 이은 여성 CEO 기용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실시한 현대차그룹은 다음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모든 차종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대전환을 추진하겠단 계획을 밝힌 만큼, 이번 인사에서 이러한 기조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송창현 사장의 역할 확대와 미래 모빌리티 인재 충원도 관심사다. 송 사장은 현대차그룹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와 TaaS본부를 담당하면서 포티투닷의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또한 전동화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신사업을 주도할 인재를 깜짝 발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0일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CO(최고창조책임자)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이규복 현대차 프로세스혁신사업부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분야 컨트롤타워 조직(GSO) 신설도 알렸다. GSO는 △소프트웨어(SW) △하드웨어(HW) △모빌리티 서비스 관점의 미래 전략 방향 수립 및 대내외 협업, 사업화 검증을 담당한다. GSO의 각 부문 인사는 이달 중 결정된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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