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 불확실성에 '산타랠리' 실종…12월 중순 FOMC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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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 불확실성에 '산타랠리' 실종…12월 중순 FOMC 촉각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11.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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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증시 상승 기대감 확산에 전문가들 '신중론' 일색
"美 경제지표, 연준 입에 달려"..."당분간 눈치보기 장세"
11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화면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화면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증시에서 산타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경기 둔화 국면에 접어들고 고물가에 따른 긴축 기조도 유지되면서 시장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주목하고 있다.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 연휴와 새해맞이 행사가 많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소비가 늘면서 증시가 반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인용해 보도한 데이터리서치회사 CFRA의 자료에 따르면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매년 12월에 평균 1.6% 상승했다. 1년 중 가장 높은 월 상승률이며 연간 월평균 상승률 0.7%보다 2배 이상 높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은 분위기가 다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우선 다음달 13~14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FOMC 결과가 산타랠리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CFRA 리서치 관계자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12월은 보통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달이지만, 지금은 시장이 금리에 달려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꼼짝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의 질문은 FOMC에서 금리 인상 폭이 0.75%포인트인지 0.5%포인트인지, 혹은 연준이 ‘내년에 한두 번 더 금리를 인상한 후 그만둘 것’이라는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내놓을지 여부”라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FOMC와 FOMC를 좌우할 경제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1월 FOMC 의사록에서 긴축 감속 신호가 확인됐고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은 절반 수준으로 제기된 상태”라며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실질금리 오름세가 제한되는 상황을 기회 삼아 반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얼마나 지속할지는 지표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지난 23일 공개한 11월 FOMC 의사록에는 “과반을 상당히 넘는 수의 참석자들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 둔화가 곧 적절해질 것으로 판단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 연구원은 “최근 주가 반등이 산타랠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음주 발표되는 미국의 11월 고용지표와 11월 소비자물가에서 안도감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 회의 이전까지 기준금리 인상 폭과 최종 금리에 대한 갑론을박이 지속되며 코스피 지수 변동성 확대 과정을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풀리지 않은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다.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정책금리를 50bp(0.5%)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80.6%를,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19.4%를 기록했다. 다만 FOMC에서 연준위원들이 점도표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는 만큼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심리 개선을 제약할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에서는 최종 금리 수준을 4.75∼5.00%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보다 높은 수준까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화된다면 그동안 연준 속도 조절 기대로 하락했던 미 국채금리와 달러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 하락 전환을 바탕으로 국내 증시에 수급 모멘텀을 제공한 외국인 순매수가 주춤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약 두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783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김 연구원은 “순매수 기조 자체는 중기적으로 유효하지만, 12월 중 그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보다 비관적인 의견도 있다. 대신증권은 내년 코스피 하단을 2050선까지 내려잡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락추세의 정점을 통과하는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400선에서 적극적인 대응은 최대한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반면 리스크 요인에도 하락장보다는 강보합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비관론이 다소 약화하고 있다. 다만 얼마남지 않은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등 위험 요인에 대해 한 번쯤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랠리의 기대가 강하게 반영되면서도, 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올 마지막 FOMC에서 50bp 빅스텝으로의 전환은 주식시장 투자심리 안정에 분명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경기 모멘텀 약화와 기업실적 악화로 가격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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