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믹스 상폐… 모두의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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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믹스 상폐… 모두의 ‘갑질’
  • 이채원 기자
  • 승인 2022.11.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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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위믹스의 상폐 결정으로 인한 논란이 뜨겁다. 디지털자산 공동 협의체(DAXA)와 위메이드의 입장 차이에 법정 분쟁까지 예고됐다. 

이번 사태는 위믹스의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의 차이가 발견되며 시작됐다. 위메이드는 10월 말까지 2억4597만 위믹스를 유통하기로 했지만 10월 25일 기준 실제 유통량은 3억1842만 위믹스로 7245만 위믹스의 차이가 발생했다. 

이에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은 27일 오후 위믹스를 유의종목에 지정한다고 공지했다. 부정확한 유통량 정보로 투자자에게 적시에 명확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업비트에서 위믹스 가격은 32% 수준까지 급락했다.

이후 닥사는 지난 24일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위메이드 측은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며 상장폐지에 불복했고 닥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고 나섰다.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 과정에서 명백한 담합행위가 있었고 상장폐지, 유의종목 지정 등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위메이드 대응이 안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메이드 측은 줄곧 ‘억울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유통량 오류를 소명하고 이미 분기 리포트를 통해서 모든 것을 공시했다”는 식의 반박만 내놨다.

위믹스 투자자들의 한숨도 깊어졌다. 코인 커뮤니티에서는 “메인넷 연기에 유통량 조작까지 너무하다”, “유통량 조작한 코인은 걸러야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물론 관련법이 없어 상장폐지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고 유통량 계획에 따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위메이드의 주장도 틀린 말은 아니다. 코인 상장폐지는 현재 오로지 가상자산 거래소의 기준만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유통량 자체를 공시하지 않은 프로젝트도 다수 존재한다.

다만 위메이드도 왜 시장에서 신뢰도가 무너졌다고 평가 받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앞서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대규모로 수차례 매도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올 초에는 2500억원 규모의 위믹스를 별다른 공시 없이 판 정황도 드러나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다.

모두의 갑질에서 시작된 이번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이 더욱 투명하고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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