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온다" 공포에 CP금리 '천정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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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온다" 공포에 CP금리 '천정부지'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11.2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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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58% "1년 내 금융위기 가능성"
기업어음 금리는 45일째 최고치 경신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 금리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 금리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기업들의 대표 단기자금 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 금리가 역대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이 심화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1년 내 금융위기급 충격이 올거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CP 91일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포인트(p) 오른 연 5.50%를 기록하며 45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CP 금리는 9월 22일부터 지난 25일까지 매일 상승하면서 무려 45일동안 연 3.15%에서 5.50%까지 올랐다. 연 5.50% 수준의 CP 금리는 지난 2009년 1월 12일(연 5.66%) 이후 약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금 확보가 급한 기업들이 단기자금시장으로 모여들고 있지만 신용 불안과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수요는 크게 줄어들면서 CP·전단채 상환액은 23개월 만에 처음 발행액을 앞지르기까지 했다.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가동하는 등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단기자금시장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금리가 올라 자금 조달 비용 자체도 부담스럽지만 발행을 추진한다고 해도 매입 주체가 없어 조달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조달난이 더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시장 안정 대책 이후 시장이 많이 안정됐다면서도 “단기자금시장, 부동산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쏠림현상은 아직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정부는 자금시장 경색이 지속되자 연이어 긴급 조치에 나서는 중이다. 지난 10월 ‘50조원+α’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실시하고, 지난 24일부터는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중소형 증권사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한 바 있다. 28일엔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가동하고 5조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추가 가동키로 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27일 공개한 '시스템 리스크(위험) 서베이(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기관 임직원과 주요 경제 전문가 72명에게 금융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충격이 단기(1년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을 묻자 58.3%가 "높다"(매우 높음 12.5%+높음 45.8%)고 답했다.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 10명 중 6명은 1년 안에 금융시스템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셈이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기업의 자금 조달난과 가계부채 상환 부담 등이 꼽혔다.

증권가에서는 채권 투자 심리가 안정되고 자금 경색이 풀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치솟는 CP금리와 수요 정체, 또 연말 북클로징(book closing·회계 연도 장부 결산)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은 당분간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이미 확산된 신용위험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다소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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