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타설 멈춘 둔촌주공 현장…적막 속 “입주 늦어질라”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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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타설 멈춘 둔촌주공 현장…적막 속 “입주 늦어질라” 긴장감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2.11.2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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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5일차, 견본주택 개관 사흘 앞두고 ‘건설 공백 비상’
29일이면 전국 레미콘 생산 멈춰 “정부-화물연대 타협만이 열쇠”
28일 레미콘 타설이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 현장. 사진=이소현 기자
28일 레미콘 타설이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 현장. 사진=이소현 기자

[매일일보 이소현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 5일째인 28일 찾은 서울 강동구 둔촌1동 ‘둔촌주공’의 재건축 현장에는 오가는 화물차 없이 고요함이 감돌았다.

평소 같으면 위압감을 뽐내며 가쁘게 움직였을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는 찾아볼 수 없었고,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미동 없이 손을 놓고 있었다. 화물차주들이 본격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골조 공사에 필요한 시멘트·레미콘 운송이 끊기면서 시공에도 차질이 생긴 것이다. 현장에서는 “타설 자재가 운송되지 않으면서 래미콘 타설이 멈췄다”고 입을 모았다.

골조 공사에 한창이던 둔촌주공은 지난 25일부터 층고를 올리는 해당 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24일 화물연대 총파업 개시 이후 하루 만이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은 전기설비를 우선 시공하는 등 일정 조정에 나섰지만, 언제 운송이 재개될 지 가늠하기 힘든 데다 혹한기가 임박해 난항이 예상된다. 현장관리 관계자는 “수도권 어느 건설현장이든 똑같이 타설 자재가 수급되지 않고 있을 것”이라면서 “다른 자재는 조금씩 들어오고 있고, 겨울 타설을 위한 준비는 이미 마쳤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파업이 장기화되면 공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유동성 보릿고개와 인플레이션 압력에 부담이 커진 만큼, 시공사 입장에서는 반드시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체 시공하는 등 최대한 공사가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화물연대 차원에서 원만히 협의하는 것만이 키포인트”라고 말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공사 재개 한 달여 만에 또 한 번 악재를 맞은 상황이 됐다. 지난 4월 조합과 시공사 갈등으로 중단됐던 공사가 지난 10월 중순 겨우 재개된 시점에서다.

당장 오는 12월 1일 견본주택 개관, 5일 청약 접수를 앞두고 “입주일이 언제인가”를 묻는 청약자들의 문의가 예상된다. 입주는 2025년 1월 예정이나, ‘정확한 입주 일정은 추후 통보된다’고 공지됐다. 

둔촌주공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통한다. 단지명은 ‘올림픽파크포레온’으로,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동, 총1만2032가구 규모로, 이 중 478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가뜩이나 수도권 시멘트 운송거점인 오봉역에서 지난달 사망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철도를 통한 시멘트 운송이 중단됐다. 현재는 입환(入換)이 재개됐지만, 파업을 앞두고 시멘트 출하량이 급감했던 만큼 각 사는 비축분을 소진해 왔다.

이런 가운데 화물연대 파업이 개시됨에 따라 시멘트→레미콘→건설현장으로 이어지는 연쇄 ‘셧다운’ 여파도 깊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당장 29일부터 전국 레미콘 생산이 중단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건설현장에 비상이 예상된다. 시멘트사는 화물연대 비조합원을 동원해 긴급히 출하를 재개했지만, 현장에서 쟁의행위가 지속되는 만큼 상황 반전은 어렵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화물연대와의 합의를 주도하는 정부 당국에 공이 돌아간 상황이다. 이날 오후 국토교통부가 화물연대와 첫 교섭을 진행하는 가운데, 정부는 교섭 결과에 따라 29일 업무개시명령을 국무회의 심의에 올리겠다고 밝히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는 어길 경우 법적 처벌이 가능한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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