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손태승號 외풍 방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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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손태승號 외풍 방어 ‘총력’
  • 김경렬 기자
  • 승인 2022.11.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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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정부와 대척점 선 라임펀드 중징계 파훼법 모색해야
김경렬 매일일보 금융증권부 기자.
김경렬 매일일보 금융증권부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우리금융 ‘손태승號’는 지난 5년 간 파고를 뚫고 달려왔다. 2017년 말 우리금융의 방향타를 잡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금융권에 획기적인 깃발 몇 개를 꼽았다.

2018년 금융지주 설립 인가를 취득, 2019년 초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했다. 2020년에는 우리은행 WB파이낸스가 우리파이낸스 캄보디아를 합병했다. 2021년 말에는 23년만에 우리금융그룹의 완전민영화에 성공했다.

손 회장은 역대 수장 중 가장 오랜 기간 그룹을 이끌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 후 대표 임기를 살펴보더라도 최장 4년이었다. 손 회장은 6년차 수장을 넘보는 연임 기로에 섰다.

손 회장의 저력은 전임 은행장인 이광구 행장 시절 돋보였다. 이광구 행장은 채용비리에 연루돼 모든 책임을 떠안고 사임했다. 당시 조직 안정화를 위한 ‘우리혁신TF’가 발족했고,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을 맡고 있던 손 회장은 은행장에 올라섰다. 회사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적임자였다. 이후 손 회장은 승승장구했다.

손 회장은 지난 2020년 DLF 사태 내부통제와 관련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고, 금융감독원과 불복 소송을 치렀다. 손 회장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하면서 징계취소를 거머쥐었다.

최근에는 자본시장법상 문제되는 라임펀드 사태로 정부(금융위원회)와 대척점에 섰다. 손 회장은 금융위로부터 또 한 번의 감독책임에 대해 문책경고를 받았다. 금융당국(금감원)이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판매 현황을 적시하고, 금융위에 보고한지 1년8개월 만이다. 금융위는 우리은행(기관)에 사모펀드 신규 판매 3개월 정지도 의결했다.

CEO리스크 등이 걸린 사안인 만큼, 우리금융은 오는 25일 이사회를 통해 소송으로 대응할지 고민한다. 이날 손 회장의 징계 처분에 대한 맞대응 여부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은 사외이사의 입장이다. 우리금융 민영화로 과점주주가 된 회사에서 사외이사가 채워졌다.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신요환 신영증권 고문 등이다. 우리금융에 투자한 기업들은 주가 상승을 통해 지분 가치를 올려야 하는데, CEO리스크를 감당하고 손 회장을 지지할지 관건이다.

손 회장을 후방 지원할 구원 투수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금융위를 도와 금융권의 CEO 책임경영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의 인사를 배치시키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외풍 논란도 나온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외압을 반기지 않는다. 우리은행의 내부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시절 금융위원장을 지낸 임종룡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 회장에 배석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누구도 외부 낙하산 인사 발탁을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주에는 혁신금융TF 등을 통해 조직 안정화를 도왔던 우리금융 자회사 대표가 차기 수장을 자처하며 손 회장 지원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를 사랑하는 직원들을 잃지 않은 우리금융이 정부와 금융당국의 외압에서 견디고 민간 금융사로서 저력을 과시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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