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독과점의 위험성…카카오에 멍든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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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독과점의 위험성…카카오에 멍든 사회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2.10.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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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로 사회 전반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 15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SK C&C 인터넷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했다. 카카오 서버가 입점해 있는 곳으로 계열사 서비스가 대부분 마비됐다. 카카오는 이미 사회 전반적으로 여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를 집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순이용자(MAU)는 4743만명에 달한다. 인구의 92% 가량이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해당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부가서비스에 노출된다. 메신저를 바탕으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펼쳐 소비자 생활 전반에 스며들었다. 

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는 지난 19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화재로 빚어진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국민대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앞으로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 정부는 카카오 먹통 사태의 피해보상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동일사건 선례가 없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보상안을 수립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8년 발생한 KT 사태가 해결책이 될 가능성도 있다. KT는 기간통신사업자로 분류된다. 통신 서비스 장애 자체에만 보상 의무가 있다. 서비스 장애에 따른 간접적 피해엔 보상 의무가 없었지만, 사회 전반적인 반발에 부딪혀 장애 복구기간에 따라 최대 120만원까지 일괄 보상했다. 

이러한 현상은 독과점에 가까운 플랫폼의 문제점으로 꼽힌다. 카카오가 마비됐을 때 대체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한 인지도 모자르다. 카카오 사태 당시 라인과 텔레그램 등 대체 메신저가 존재함에 불구하고 국민들은 카카오 사태의 대체재를 찾지 못했다. 사실상 카카오가 독과점하고 있는 국내 시장의 특성을 여실히 드러낸 상황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온라인플랫폼의 독과점보다 경쟁을 원한다.  실제 배달앱 시장에서는 출혈경쟁이 발생한 바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경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 업체는 각종 프로모션으로 소비자의 유입을 이끌어냈고, 결국 적자 구도의 사업을 불러왔다. 소비자에게는 두 업체의 경쟁으로 수혜를 입었다는 뜻이다. 

이번 사태로 독과점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 일상에서 중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가 멈췄을 때, 대체할 방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다. 점유율을 강제로 축소할 방법은 없다. 민간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이뤄지지 않는 것이 시장 논리에 맞기 때문이다. 

독과점은 그만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독과점에 따른 서비스 이용자의 의존도가 높아지면,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와 유사한 사건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게 된다. 독과점 규제에 앞서 플랜B를 고민해야 할 때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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