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경매도 '초양극화'···역대 최저 낙찰률에 재개발만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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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빌라 경매도 '초양극화'···역대 최저 낙찰률에 재개발만 수요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2.10.04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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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빌라 낙찰률 12%로 역대 최저···초기 재개발 지역은 응찰 몰려
서울의 한 재개발 구역. 사진=이소현 기자

[매일일보 이소현 기자] 서울 빌라 경매 시장에 초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매 낙찰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재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빌라에는 응찰자가 몰리고 있다. 

4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의 낙찰률은 12.70%로, 2001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매가 진행된 물건 100건 중 단 12개만 실제 낙찰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올해 5월 20%선으로 떨어졌던 이 수치는 지난 7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서울 빌라 경매 시장이 활성화됐던 지난해 1월 만해도 낙찰률은 41.21%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파트값 급등에 빌라가 또다른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수요가 몰린 데다가, 정부가 2020년부터 주택 공급을 위한 재정비사업 규제 완화로 선회하면서 개발 호재를 기대한 투자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는 아파트값이 하락함에 따라 빌라 경매 수요도 급격히 감소했다. 집값 상승기 경매가 시작된 곳들은 상대적으로 감정평가액이 높게 책정돼 '경매 거품'이 있다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빌라 경매 진행건수는 지난해 1월 165건에서 지난달 434건으로 약 2.6배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평균 응찰자 수는 4명에서 2.5명으로 급감했다. 

다만 초기 재개발 지역에서는 여전히 응찰자가 몰리며 높은 낙찰가율이 나오고 있다. 낙찰가율은 경매 물건의 감정평가액 대비 낙찰가격의 비율로,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서면 낙찰된 물건의 입찰 가격이 감정가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8월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다세대 주택은 감정가의 187% 수준인 2억5691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에는 무려 29명이 참여했다. 단지는 민간주도 재개발 예정지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0일에는 마포구 성산동의 다세대 주택 또한 감정가의 193% 수준인 2억5390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은 지하층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었음에도 재개발 기대감에 11명이 응찰했다.

이 같은 수요로 인해 낙찰률 감소에도 낙찰가율은 90%대를 유지하는 중이다. 지난 9월 낙찰가율은 91.40%에서 전달 90.60% 대비 소폭 상승했다. 지난 5월에는 98%를 기록하며 100%에 육박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 평균 낙찰가율인 85%보다 높은 수치다. 경매 시장에 응찰하는 수요는 줄었지만, 일부 물건에 수요가 응집되며 응찰자들이 입찰하는 평균 가격은 올랐다는 뜻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재개발 후보지에 있는 빌라는 낙찰가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평균 수치도 높게 나오고 있다"면서 "다만 아파트 낙찰가율이 떨어지면서 빌라도 같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재개발 호재가 있는 곳이 아니면 거의 낙찰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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