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4년전 트럼프 친서서 "文 아닌 각하와 비핵화 논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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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4년전 트럼프 친서서 "文 아닌 각하와 비핵화 논의 희망"
  • 김연지 기자
  • 승인 2022.09.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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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클럽, 김정은·트럼프 친서 27통 공개
김 위원장 "文이 표출하는 과도한 관심 불필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19 평양공동선언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북미협상에 관여하지 않길 바라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클럽이 발행하는 외교·안보 전문 계간지 한미저널은 25일 김 위원장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4월∼2019년 8월 주고받은 친서 27통을 공개했다.
    
한미클럽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018년 9월 21일자 친서에서 "저는 향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각하와 직접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길 희망한다"면서 "지금 문 대통령이 우리의 문제에 대해 표출하고 있는 과도한 관심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문 전 대통령과 평양 남북정상회담(9월 19일)을 한 직후 이 친서를 보냈다. 당시 두 정상은 남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한다는 등의 합의가 담긴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또 김 위원장은 미국의 고위 관료들도 협상에 개입하지 않길 바라는 속마음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2018년 9월 6일자 친서에서 "각하의 의중을 충실히 대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어려운 폼페오 장관과 우리 양측을 갈라놓는 사안에 대해 설전을 벌이기보다는 탁월한 정치적 감각을 타고난 각하를 직접 만나 비핵화를 포함한 중요한 현안들에 관해 심층적으로 의견을 교환함이 더 건설적"이라고 했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한미클럽을 통해 "서한을 볼 때 김정은은 담판을 통해 트럼프를 설득해 입장을 관철하기를 원했고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며 친서 곳곳에서 "톱다운(하향식) 방식 협상을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을 지속해서 밝혔다"고 설명했다.

2019년 8월 5일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 후에도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섭섭한 마음을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나는 분명히 기분이 상했고, 이를 각하에게 숨기고 싶지 않다. 분명히 나는 정말로 기분이 상했다"고 전했다.

한미연합연습이 계속되는 데 대해서는 "각하께서 해준 것은 무엇이냐"라며 "각하께서 우리의 관계를 오직 자신에게만 득이 되는 디딤돌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나를 '주기만 하고 아무런 반대급부도 받지 못하는' 바보처럼 보이도록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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