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자유시장주의 미디어 거버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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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자유시장주의 미디어 거버넌스'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2.09.14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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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흔들 수 없는 공영방송 가능한가?
'대처리즘'반면교사로 제대로 된 '혁신' 이뤄야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공영방송 개혁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끄러운 이슈가 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 맞은 정기국회에서도 '공영방송 개혁'은 주요한 화두다. 여당은 공영방송이 편파적이라고 불만이고 야당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편해 누구도 흔들 수 없도록 만들겠다고 벼른다.

정치적 중립성을 바탕으로 객관성과 공공성을 띠어야 할 공영방송이 정파성을 앞세워 편파보도를 일삼는다면 문제다. 과연 공영방송을 비롯한 미디어들은 5년, 10년마다 혁신이 필요한 것일까?

"그때는 대처가 미웠지만, 세월이 지나고 역사를 공부하면서 생각을 바꿨다."

영국 역사가인 박지향 서울대 명예교수가 1980년대 대처 총리의 자유 시장경제 활성화 프로그램들에 대해 회고한 말이다.

대처리즘은 당시 많은 지식인들로부터 비판받았다. 노동자의 기본권과 인권보다는 개인과 기업의 자유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처리즘의 기본 정신은 1997년 집권한 토니 블레어 노동당 정부까지 계승, 발전됐다.   

영국에서 지난 40년 동안의 미디어 혁신과 성장의 기초 또한 대처 총리 시절에 이루어 놓은 것이다.

그 이전에 거의 60여 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고 고인물과 같던 미디어, 특히 공영방송의 관행을 개혁하는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 냈으며,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른 뉴미디어를 도입하여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다.

오래되고 낡은 틀에 매여 있던 미디어를 혁신하고 뉴미디어가 새롭게 도래하는 방향을 잡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시대의 변화에 맞게 수정해 가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영국의 사례에만 머물지 않고, 오늘날 세계 어디에서도 참조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김대호(인하대 교수) 저자는 "대처리즘은 오늘날 미디어 개혁의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에게도 큰 영감을 준다"라며 "자유시장주의 미디어 거버넌스로 공영방송을 개혁하고 창조적인 새로운 미디어 시대를 만들어 나가는 전범이 될 만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1994년 저자가 '대처리즘과 공영방송의 위기'로 박사학위를 받을 당시 비판 커뮤니케이션의 이론적 지향과는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조명한 것이다.

저자는 "대처리즘은 비판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시대를 정확히 파악하고 실천한 '시대정신'이었다"라며 "30년 전에는 '위기'라고 썼지만, 이제 '거버넌스 혁신'이라고 바꾸어 다시 쓴 저술을 발간하면서 기쁜 마음"이라고 밝혔다. 

책은 대처리즘이 무엇인지, 대처리즘의 사회적 파급력은 어떠했는지, 미디어 혁신과 공영방송 개혁 프로그램은 어떻게 추진되었는지, 대처리즘이 남긴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세심하게 들여다본다. 1980년대 영국의 미디어 거버넌스 혁신의 의미와 그 실천을 돌아보고 우리의 장점과 특성을 살린 자유시장주의 미디어 거버넌스의 방향타를 잡기 위한 노력이다. 

 --1979년 5월 총선에서 마가렛 대처의 보수당이 집권했다. 대처 총리는 ‘영국병’이 치유되어야 할 역사적 과제라고 선언했다. 그런데 대처 총리는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데 머물지 않고, 병의 근원을 완전히 제거하는 개혁으로 나아갔다. 전임 노동당 정부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활기차고 열정적이며 자신감을 가지고 우파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이것은 중요한 정치적 분수령으로써, 사회민주주의적 합의와의 결정적인 단절, 영국 사회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01 대처리즘" 중에서

-- 거의 60여 년 동안 BBC는 커다란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고전적인 BBC 모델은 방송의 정치적 자율성을 보장하는 데 있다. 이론적으로 BBC는 정부로부터 독립되어 있으며, 정부의 명백한 검열을 받지도 않았고, 프로그램 편성에서 친정부 노선을 따를 것으로 기대되지도 않았다. 정치적 독립의 결과로서 BBC의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은 균형적이고 공정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05 "BBC 혁신" 중에서

지은이 김대호는 인하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이며 사회과학대학 학장으로 일했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버밍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일본 와세다대학교 등 해외 여러 대학의 방문교수를 역임했고 한국미디어경영학회 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한국이 자유민주주의를 증진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국가가 되도록 하는 거버넌스를 마련하는 데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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