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확대 여파…'돈줄 마른' 서울시 침수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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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확대 여파…'돈줄 마른' 서울시 침수대책
  • 김태혁 기자
  • 승인 2013.09.2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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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동 배수시설 예산에도 ‘제외’…일부 완공도 늦어져

[매일일보 김태혁 기자] 서울시가 올해 추경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침수 대책 시설에 편성한 예산을 삭감하고, 일부 사업은 완공 시기까지 조정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5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올해 159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던 양천구 신월동 빗물저류배수시설 설치 사업은 90억원의 예산이 삭감됐고, 완공 시기는 2016년 5월로 미뤄졌다.

이 사업은 4월 착공 예정이었다가 타당성 검토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치느라 5월 부분 착공만 했고, 이달 본공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주최로 지난 6월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탄천 공영주차장 일대에서 열린 '풍수해 재난 대비 종합훈련'에 참가한 소방대원들이 강남 저지대 침수 상황을 가정해 수중펌프를 활용한 배수 훈련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제때 예산 집행이 되지 못하는 바람에 추경 편성 과정에서 사업비가 깎였다.

도시기반시설에 들어가는 예산은 집행되지 못하면 이듬해로 넘기는 '사고이월'로 처리한다. 어차피 집행해야 할 사업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상보육 예산으로 사업비가 넘어가면서 이번에는 전액 감액됐다. 원점에서 다시 내년 예산을 짜야 하는 셈이다.

신월동은 최근 여름철 집중 호우 때 몇 차례 침수 사고가 일어나는 등 서울의 대표적인 침수 위험 지역이다.

2010년 추석 연휴 첫날인 9월 21일 서울 도심에 시간당 100mm의 기습폭우가 쏟아졌을 때 신월동에서는 1천500여 가구가 침수피해를 봤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올 3월 강서·양천지역 현장시장실을 운영하면서 신월 빗물저류 배수시설 확충공사를 2015년 12월 완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사가 해를 넘기지만 장마 시작 전인 5월에 마칠 예정이라 애초 목표와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무상보육으로 올해보다 1천억원 이상 더 부담해야 하는데다 기초연금 부담까지 더해져 올해 깎인 예산만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5년 완공 목표인 잠원 빗물펌프장 시설용량 확충 사업도 올해 67억원이었던 예산이 38억원으로 줄었다. 올여름 공사를 못하고 행정절차가 늦어져 집행 못한 예산을 삭감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분당 처리 용량이 2천380t인 잠원 빗물펌프장은 1천400t 가량 처리 용량을 늘릴 계획이지만 내년 예산 편성 결과에 따라 사업 시기가 재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50억원을 들여 정비할 예정이었던 사당역 일대 배수시설 개선사업도 25억원이 줄었다.

서울시는 임시 배수시설 2개를 설치해 단기 대책은 문제가 없으며, 장기 계획은 조금 더 검토해보자는 의견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예산에 수해 방지 시설 예산이 최대한 확보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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