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값치킨’ 그때는 안 됐지만 지금은 가능한 이유
상태바
[기자수첩] ‘반값치킨’ 그때는 안 됐지만 지금은 가능한 이유
  • 강소슬 기자
  • 승인 2022.08.31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강소슬 기자] 이른바 ‘반값 치킨’이 다시 돌아왔다. 지난 2010년 롯데마트가 한 마리당 5000원에 ‘통큰치킨’을 선보인지 약 12년 만이다.

당시 롯데마트가 통큰치킨을 내놓았을 땐 대기업 횡포, 골목상권 침해 등 이유로 프랜차이즈 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 냈다. 롯데마트는 결국 일주일만에 판매를 중단한다며 백기를 들었다.

치킨 가격이 배달료를 포함하면 3만원에 육박하는 시대에 반값 치킨을 다시 들고나온 것은 홈플러스다. 

지난 6월 홈플러스는 한 마리 6990원인 ‘당당치킨’을 출시했다. 국내산 냉장 닭고기(8호)를 사용하고 감자 토핑까지 더해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가 이어지자 당당치킨을 구매하기 위한 ‘오픈런’ 현상도 벌어진다.

홈플러스가 판매 중인 ‘당당치킨’은 지난 10일까지 32만마리 넘게 팔렸다. 매장별로 하루에 30~50마리씩 한정 판매하고 있는데 1분마다 5마리씩 팔린 셈이다.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이에 질세라 7000원~9000원대 초저가 치킨을 출시했다. 

그때와 상황은 같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당당치킨은 치킨 프랜차이즈에는 현재도 불편한 존재지만, 소비자들은 오히려 대형마트 쪽에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소비자들의 인식이 과거와 달라졌다. 여론의 화살은 대형마트가 아닌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로 향하고 있다. 아이돌이나 톱스타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그동안 원가 상승을 이유로 치킨값을 올려왔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치킨 한 마리를 6990원에 판매해도 박리다매지만 마진은 남는다고 밝혔다. 반면 한 프랜차이즈 회장은 3만원은 돼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교촌F&B, BHC, BBQ 등 치킨 프랜차이즈 3사 실적은 코로나19 2년여동안 크게 올랐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본사 원부재료 공급가는 물론 아르바이트생 인건비도 올라 남는 것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본사 이익률에 대한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과거와 다르게 소비자들은 더는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가맹점과 대형마트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는 본질을 파악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와 대형마트의 대결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맛이 없거나 품질이 떨어진다면 소비자들은 해당 상품을 선택하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가 소비자 정서를 고려한 가격 정책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담당업무 : 유통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하루를 살아도 감사하고 행복하며 풍요롭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