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도전하는 '한국 과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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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도전하는 '한국 과학자들'
  • 김윤정 기자
  • 승인 2005.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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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계 ‘황우석’... 물리학계 ‘김현탁’ 주목

21세기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계를 이끌고 있는 과학자들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지금 한국인 과학자들의 눈부신 연구 실적에 세계가 경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세계최초로 지난해 인간배아 복제와 줄기세포 배양과 올 해 개 복제 등의 성과를 일궈낸 황우석 박사팀의 성과는 한국의 생명공학 기술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변방에서 과학의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간복제 배아 줄기세포는 난치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되면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한국인 과학자들이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 물리학계의 56년동안 풀리지 않던 난제를 세계 최초로 구명해 노벨상 수준의 성과를 거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탁 박사 연구가 세계물리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박사는 전기장에서 전기가 통하지 않던 금속이 갑자기 전기 가 통하는 금속으로 변하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 기존 반도체를 대체할 수준의 성능과 경제성을 갖춘 트랜지스터를 제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과학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트랜지스터를 개발할 경우 기존 반도체에 비해 부품수는 20%, 제작비용은 50% 정도 절감된다.

ETRI 측도 이번 연구는 전기 전자기기의 잡음제거, 차세대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며 시장규모는 최소 100조 원대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미 외국업체가 기술이전을 제의해 왔고 저명한 외국 물리학자가 공동 연구를 해 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의 젊은 과학자들도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재미교포인 미 브라운의대 김해원 박사가 혈액형 상관없이 수혈이 가능한 ‘인공혈액’을 개발해 현재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김해원 박사는 유효기간이 지나 폐기되는 혈액의 적혈구를 분자적으로 처리한 ‘산소운반체(HBOCs)’를 개발했다. HBOCs는 사람의 적혈구속에 있는 자연적인 산소운반체를 분자 공학으로 개조한 것으로 거부반응이 거의 없어 혈액형에 상관없이 출혈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인공혈액’이다.

인공혈액은 멸균으로 준비될 수 있고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면서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재 연구되고 있는 두 가지의 인공 혈액 중 하나라도 임상에 사용할 수 있게 되면 현재의 수혈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성과학자 주목

20, 30대 젊은 한국인 여성과학자들이 세계유수의 학술지에 잇따라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석사과정 인준희씨(26)는 노화와 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등 효자 노릇을 하는 체내 단백질(산소화효소)의 구조와 작용과정을 밝혀내 사이언스 2004년 2월 14일자에 연구논문이 게재됐다.

2개월 뒤 같은 분야 박사과정 우현애씨(26) 역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단백질(페록시레독신)의 작용 메커니즘을 밝혀냈다.(사이언스 2003년 4월 25일자).

지난해 9월에는 서울대 생명과학사업단의 김빛내리 교수(34)가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그동안 무시돼 왔던 마이크로 RNA의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네이처 2003년 9월 25일자).

이밖에 바이오 업체인 툴젠 김진수 대표는 유전자를 전등처럼 켰다 껐다 할 수 있는 유전자스위치 기술과 이를 이용해 세포의 특성을 바꾸는 기술 등을 개발해 3편의 논문을 발표, 세계 생명공학업계의 주목을 끌었다.(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3, 10월호 및 게놈리서치 2003년 12월호).

크리스탈지노믹스 조중명 대표는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의 작용원리를 세계 최초로 분자수준에서 규명해 네이처 표지를 장식하는 성과를 거뒀다.(2003년 9월 4일자).

국내 지방대학연구소 등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부산대 물리학과 김복기 교수의 경우 10억분의 1m 크기의 탄소나노튜브와 폴리머 복합체를 이용, 세계에서 가장 질긴 섬유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네이처 2004년 6월 12일자). 이 섬유는 사람 근육보다 100배 강한 인조근육이나 방탄조끼를 만드는 데 활용이 가능하다.

또 경상대 응용생명과학부 윤대진 교수팀이 처음으로 가뭄 냉해 고온 등 다양한 환경스트레스에 견딜 수 있는 형질전환 식물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미과학원회보 1월 7일자),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정용근 교수가 노인성치매(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유전자 E2-25K를 발견했다.(몰리큘러 셀 2003년 9월호).

최근에는 재미교포인 미 브라운의대 김해원 박사가 혈액형 상관없이 수혈이 가능한 ‘인공혈액’을 개발해 현재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8월 28일 이호왕 한탄생명과학재단 이사장, 김성호 미국 캘빈연구소 소장 등 국내외 학술원 소속회원 12명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를 비롯한 세계 3대 학술지 논문 발표자 21명 등 우수과학자 33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하며 “국가와 정부가 (과학자들이) 제대로 연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여러 분야에서 한국이 어느 수준의 궤도에 올랐다고 하지만 과학 분야에서 이만한 성과를 축적한 것은 정말 자랑스럽다”고 격려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과학기술 지원에 있어서 되는 곳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과 골고루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둘 다 맞는 말”이라며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집중해야 할 곳에는 집중적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고, (아울러) 분산해서 다양하게 지원하는 것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혁신의 원천이자 산업발전을 받쳐주는 원동력 역할을 하는 기초연구의 중요성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는 기초분야에 예산을 늘리고 있다”면서 “연구개발 예산이 참여정부 출범하기 전 5조원이던 것이 지금은 약 8조원으로 대폭 증가했고, (전체 R&D 예산 중) 기초연구투자 비율이 21%로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오찬에 참석한 이호왕 이사장은 “과학기술 발전은 우수한 과학자와 정책결정자의 손에 달려 있다”면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과학기술인들의 정책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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