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삼킨 윤영달 크라운 회장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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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 삼킨 윤영달 크라운 회장의 딜레마
  • 김윤정 기자
  • 승인 2005.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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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복귀 직원 '반성문’강요…노조“인권유린”제소 고려

노조 "윤영달 회장 나오지 않고 사위(해태 대표)시켜 협상"
크라운측 “해태와는 별도법인 크라운과는 무관”해명

해태제과(대표이사 윤영달/크라운제과 대표이사 겸임) 노조의 파업이 70일째를 넘기면서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크라운제과(공동 대표이사 윤영달)가 노조의 장기 파업에 맞서‘직장패쇄’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들고 나오면서 노사간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6월 28일부터 해태제과 노조는 해태제과 본사를 점거한 채 파업해오고 있다.

해태제과 영업직과 일반사무직을 중심으로 결성된 해태제과 일반노동조합(위원장 공호찬)은 고용보장, 체불임금, 복리후생 확대, 노동조합원의 자율 활동 보장 등을 사측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700여명의 노조원이 서울 남영동에 있는 본사 건물에서 숙식을 하며 파업농성을 벌여왔다.

하지만 윤 회장이 지난 7일 직장패쇄를 서울 서부노동사무소에 신고함에 따라 해태제과는 출입 통제나 출입문 폐쇄 등의 조취를 취할 수 있게 된다.

해태제과가 건설·전자 등에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부도를 맞은 이후 지난 1월 크라운제과에 매각됐다.

지난해 11월 크라운제과의 인수합병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해태제과 직원들 내에서 고용보장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이 확산됐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해태제과 노조가 결성됐으며, 노조는 올해 1월 사측에 단체교섭을 제안했다.

그러나 사측과 1차 교섭이 결렬 됐고, 지난 6월 17일 중재신청 이전까지 사측은 15회의 교섭일정 중 7회나 일정을 연기 또는 거부했다.

현재 노사간 단체교섭은 체불임금, 고용보장, 인사위원회의 노조 참여 문제, 단체협약, 임금협상 등 4∼5가지로 모아지고 있다.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노조측이 인사위원회에 노조원이 직접 참여해 임금협상과 동시에 인원 감축 등 고용 조정시 노조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인사 경영권에 대해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크라운제과 한 관계자는 “경영권에 대한 직접적인 간섭을 가져오는 합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고용보장에 관련 공호찬 위원장은 “크라운제과측은 합병과정에서 3년간 고용보장을 약속했지만 합병과 함께 20여명에 이르는 임직원들을 정리했다”며 “윤영달 신임 회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회사에 유익한 행동을 안하면 고용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3년 고용 보장을 약속했으나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3일도 보장 못한다’고 밝혀 직원들의 불안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노조 위원장 “끝까지 싸우겠다”

공 위원장은 “사측이 파업초기에는 비상 영업체제로 운영한다고 하더니 영업생산성을 운운하며 ‘희망퇴직’이라는 명목으로 구조조정의 칼날을 빼 들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노사는 체불임금과 노조 활동에 대한 보장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지난 7월 단체교섭안을 제출했으나 사측은 크라운제과의 인수 이전 발생분임을 이유로 지급에 난색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공호찬 노조위원장은 “법인체의 동일성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사측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경영여건을 고려치 않은 일괄지급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측의 체불임금 인정 및 이이 대한 성실한 대응을 요구하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전 회사 경영진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맞서고 있다.

위원장 “쟁점사항 의견일치 보고 있는데 직장패쇄”

사측은 “노조활동에 대해서는 법적인 범위 내에서 최대한 보장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직장패쇄와 관련 공 위원장은 “쟁점 사항 타결 시 임금 동결 및 주요 쟁점사항에 대해서 철회 의사를 표했고 요구안을 조금씩 양보하는 등 의견일치를 보고 있는데 직장패쇄를 한다는 것은 납득이 안 간다”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업의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7월 말부터 일부 노조원이 업무에 복귀한 상태다.

그러나 사측에서는 업무복귀 한 200여명의 노조원들에게 파업에 참여하게 된 사유와 복귀 후 노동조합의 파업에 일체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반성문’ 제출을 강요했고, 이는 ‘노조 탄압을 떠나 명백한 인권유린’이라는 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공 위원장은 “사측의 공식적인 사과 및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권위원회 제소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크라운제과 기종표 차장은“현재 해태제과는 별도 법인으로써 크라운과 관계없다"며 "노조가 협상하고 있는 대상은 크라운이 아니고 해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 한 관계자는 "크라운제과 윤영달 회장이 해태제과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면서 "현재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경영진 중에는 윤 회장의 사위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크라운이 이번 파업과 무관하다는 것은 상식 밖의 태도"라고 크라운측을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윤 회장은 파업 기간중 한 번도 노조와의 협상에 참석한적이 없다"면서 "윤 회장이 사위인 크라운제과 대표이사를 통해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크라운이 해태를 인수 한 것은 고용승계를 함께 한 것인데 별도 법인 운운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해태제과 노조의 장기파업으로 크라운제과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장기파업으로 해태제과와의 시너지가 지연되고 있다며 시너지효과는 2006년으로 미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증권은 "해태제과 건과부문 영업사원의 약 35%가 파업을 유지하고 있으며, 7·8월 두 달간 건과매출이 전년동기대비 약 180억원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9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매출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해태제과와의 시너지효과와 지분법 평가이익은 내년으로 미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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