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소현 기자] 추가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해 다른 지역의 아파트 매수에 나서는 '원정 매입'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6월 서울 지역 거주자의 서울 외 지역 매입건수는 1950건을 기록했다. 전국 전체 거래량 2만8147건의 6.9%에 불과한 수치로, 2020년 11월 6.1%를 기록한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서울 지역 거주자의 아파트 원정 매입 비율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내림세다. 집값 상승이 지속되던 지난해 9월 9.6%를 기록한 뒤 올해 1월에는 6.8%를 기록하며 하락했다.
경기도의 아파트를 매입한 서울 지역 거주자의 비중 또한 지난 6월 15.4%를 나타내며, 2020년 5월(15.1%)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선 공약으로 집값이 오르던 지난 3월에는 19.6%로 20%에 육박했으나 이후 매수 심리가 잦아들며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경기 남양주시의 매입 비중은 지난 3월 33.8%에서 6월 23.6%로 하락했다. 시흥 또한 올해 1월 17.0%를 기록하며 15%를 넘어섰으나, 6월 들어서는 10.2%로 떨어졌다. 신도시 개발 호재가 있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또한 3월 30.33%에서 6월 18.8%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대선이 있던 지난 3월 26.0%에서 6월 19.6%까지 하락했다. 서초구는 같은 기간 60.4%에서 5.4%로 급감했고, 강남구 또한 연초 20%대에서 지난 6월 16.8%로 감소했다. 국제업무지구 개발 호재가 발표된 용산구만 35.3%를 기록하며 외지인 매입 비율이 회복됐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가 맞물림에 따라 대선 이후 일시적으로 원정 매입 비율이 증가했던 지역들 또한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있던 서울 강남권들도 관망세가 확대되면서 거래 절벽 속 외지인의 아파트 매입이 감소했다.
아파트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외지인 매입 비율이 줄어드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 또한 하락세가 커지고 있다. 여름 휴가철과 집중 호우 등의 영향으로 거래 시장은 더 위축되는 중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16일 발표되는 '250만 가구+α 주택공급대책'이 부동산 흐름을 변화시킬지 주목하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민간 참여를 확대해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집중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라면서 "새 정부가 발표할 첫 공급대책에는 단순 주택 공급 계획이 아닌 단계적인 공급 계획과 함께 구체적인 실현 방안도 함께 담겨야 시장에 주는 메시지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R114 주간 동향에 따르면, 8월 2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떨어져 다시 하락 전환했다. 재건축이 0.01% 하락했고, 일반 아파트도 0.02% 내렸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 발표로 상승하던 용산도 보합(0.00%)으로 전환됐고, 가격 상승을 견인했던 강남과 서초의 약세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