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잉넛, 씨엔블루 ‘음원 소송’ 1차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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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넛, 씨엔블루 ‘음원 소송’ 1차전 승리
  • 박지선 기자
  • 승인 2013.09.2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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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 중지 가처분 기각…저작권 소송 진행중

[매일일보] ‘인디밴드 콘셉트의 아이돌그룹’이라는 독특한 성격으로 인해 데뷔 초부터 음악계에서 많은 논란을 낳았던 씨엔블루가 록밴드 크라잉넛에 대해 제기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중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 한국 인디밴드의 대표주자 ‘크라잉넛’
▲ 인디밴드 콘셉트의 아이돌그룹 ‘씨앤블루’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강형주 수석부장판사) 씨엔블루 멤버와 소속사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가 크라잉넛 멤버들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마라”고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양자 사이의 갈등은 씨엔블루가 데뷔 직후인 2010년 6월 한 케이블 방송에 나와 크라잉넛의 ‘필살 오프사이드’의 반주(MR)가 아닌 실제 노래까지 포함된 원곡 음원으로 공연을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공연 영상이 수록된 DVD가 이듬해 일본에서 판매되기도 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크라잉넛은 올해 2월 자신들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씨엔블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이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씨엔블루가 크라잉넛의 소리를 가지고 립싱크를 했으며 지적재산권을 강탈했으니 죗값을 치르라는 등의 입장을 밝혔다.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오자 이번에는 씨엔블루가 이런 발언으로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되고 인격권이 침해됐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저작권 소송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일방적 주장을 말하거나 홈페이지에 게시하지 말라는 요구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크라잉넛 인터뷰가 대부분 소송 직후 이뤄졌고 문제의 발언을 계속 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이유와 경위, 자신들의 주장이나 심경에 관한 내용에 불과하다”며 “허위의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씨엔블루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씨엔블루의 매니지먼트사 FNC엔터테인먼트는 관련 사건이 보도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인 올해 2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생방송의 급박한 상황에서 음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소속가수들이 무대에 오른 것은 변명의 여지없는 소속사측의 불찰임을 인정한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FNC는 다만 “당시 제작진이 제공한 음원으로 무대에 올랐다”면서 “(2010년 1월 데뷔한) 씨엔블루가 신인이었던 만큼 방송사 제의를 뿌리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고 엠넷을 운영하는 CJ E&M은 “이번 일에 대해서는 우리 쪽에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CJ E&M은 “지난해 드럭레코드(크라잉넛 소속사)에 보상을 했는데 FNC 쪽에도 피해가 가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겠다”고 전했지만 드럭레코드 측은 씨엔블루가 책임을 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소송을 강행했다.

이밖에 FNC는 일본 발매 DVD에 대해 “방송 콘텐츠 저작권을 가진 업체가 임의로 발매했다”며, “문제의 방송분량이 당사의 의도와 상관없이 DVD로 발매돼 판매되는 과정을 미리 파악해 대응하지 못해 오늘의 일이 불거지게 한 점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시 FNC는 “멤버들을 대신해 이번 일련의 과정을 통해 누를 끼치게 된 선배 ‘크라잉 넛’ 측에게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아무쪼록 이번 일이 원만히 마무리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성심성의껏 책임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밝혔지만 명예훼손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을 보면 ‘사과’와 ‘책임’이라는 입장표명의 진정성에는 의문이 생긴다.

한편 크라잉넛이 낸 저작권 소송은 이번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곳과 같은 법원에서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향후 재판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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