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PO 침체에 ‘스팩’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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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IPO 침체에 ‘스팩’ 군침
  • 이채원 기자
  • 승인 2022.08.0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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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KB·신한·신영증권 스팩 청약 수수료 신설
“하반기 수수료 신설하는 증권사 더 생길 것”
스팩 기관 청약 수수료를 신설한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팩 기관 청약 수수료를 신설한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의 침체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상장이 증가하자 기관 청약 수수료를 신설한 증권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스팩에 기관 청약 수수료를 받기 시작한 증권사는 4곳이다. 최근 하나증권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로부터 코스닥 상장을 앞둔 하나금융23호, 24호 스팩에 청약 수수료로 납입금의 1%를 받기로 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신영증권도 KB제21호스팩, 신한10호스팩, 신영스팩7호에 1% 수준의 청약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

올해 IPO 시장이 침체된 데다 스팩 소멸합병이 허용되며 스팩에 대한 발행사 및 투자자의 관심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스팩 시장에 대해 수요와 공급 관점에서 정상화 됐다고 판단해 일반기업 청약과 동일한 청약 수수료를 신설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 IPO 시장이 잠잠하자 기관투자자들이 스팩 공모주로 대거 몰렸고 스팩 수수료를 통해 추가 수익을 확보하려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일까지 신규 상장한 기업 수는 65개다. 지난해 같은 기간(1~8월) 79개의 기업이 상장한 것에 비해 17% 가량 줄었으며 지난해 전체(129개)와 비교하면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더해서 한국거래소가 상장 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한 후 지난 2월부터 스팩 소멸합병을 허용하자 IPO 입성 전 스팩 상장으로 우회해 공모자금을 확보하려는 비상장 기업들의 수요가 증가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올해 신규 상장한 스팩 수는 20개로 지난해 같은기간(12개)에 비해 66% 늘었다. 이달에만 IBKS스팩19호, 신영스팩8호, 하나금융스팩24호 등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올해 스팩 상장 수가 2015년(45개 스팩 상장)에 이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이 증시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스팩 합병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며 “하반기 들어서면 스팩 상장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현재 7개 스팩이 심사 승인을 받고 상장 준비 중이며 상장 청구서를 접수한 스팩은 5개다. 

스팩 합병은 기업이 수요예측 등을 거치치 않고도 증시에 입성할 수 있고 상장 비용도 적게 들어 우회상장 루트로 쓰인다.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회사의 가치를 평가받아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업계에서는 기관 청약 수수료를 신설하는 증권사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들이 하나둘씩 스팩에 기관 청약 수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이를 눈여겨 보고 있는 상황이다”며 “증권사들끼리 비슷하게 스탠스를 취하는 경우가 많아 향후 스팩 청약 수수료를 신설하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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