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민주당, 이제 천막 걷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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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민주당, 이제 천막 걷어라
  • 고수정 기자
  • 승인 2013.09.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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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부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민주당이 50여일 만에 장외에만 뒀던 무게중심을 원내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장외투쟁은 김한길 대표가 전국을 순회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나머지 126명의 의원들은 국회로 돌아가 정기국회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장외투쟁에 대한 고집은 버리겠다고 했으니 외견상 ‘통 큰 결단’을 내린 듯하다. 그렇지만 이 결단은 개운하지 않다. 명목상으로는 정기국회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들의 결정은 옹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민주당은 지난달 1일 장외투쟁에 나선 후 언론의 관심이 떨어질 때마다 김 대표가 노숙투쟁에 나서는 등 분위기 환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대부분 일회성 이벤트로 끝났고, 최근 정국을 휩쓸었던 ‘이석기 사태’로 민주당은 언론의 관심에서 더욱 멀어졌다.

게다가 3자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고 대국민 사과를 받는 등의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 했지만 그것조차 실패했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으로 인한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거창하게 나섰지만 ‘용두사미’가 된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성과도 없는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질렸다. 한 매체의 여론조사에서도 절반이 넘는 국민들은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결론적으로 민주당은 천막당사를 걷어야 한다. 국회라는 투쟁의 장이 마련되어 있는데도 굳이 장외투쟁을 고집하는 것은 매우 후진적인 행태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명분이 없다. 국정원 개혁도 원내에서 얼마든지 따지고 추진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모든 상임위에서 60% 이상 찬성이 있어야 법안이 통과되는 국회선진화법이라는 무기가 있다. 127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반대하면 어떠한 법안도 절대 통과시킬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런 무기가 있는데 왜 굳이 민주당은 천막을 걷지 못하는 것인가. 민주당 내부에서도 ‘천막을 걷자’는 의견이 속출하고 있고, 민심도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국회에서의 정책 경쟁을 원하고 있다.

화끈하게 천막을 걷고 민주당 전원이 장내로 들어오면 더 큰 박수를 받을 것이다. 정기국회 일정의 5분의 1을 ‘식물국회’로 보낸 만큼 남은 기간은 민생에 매진해야 한다.

원내외 병행투쟁이 아닌 민주당의 진정한 ‘통 큰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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