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어야 팔린다” 식품업계, ‘세계관 마케팅’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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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있어야 팔린다” 식품업계, ‘세계관 마케팅’ 치열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2.07.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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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각인 효과 및 팬덤형성…충성고객층‧재구매 유도
광고 모델 리스크 털어…지속가능한 홍보 콘텐츠 확보
식품업계가 ‘세계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빙그레의 B급 감성이 담긴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맛있어)’는 단기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소비자 성원에 힘입어 2년째 세계관을 지속 확장 중이다. 서브컬처와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으로 ‘리브랜딩’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사진=빙그레 공식 SNS
식품업계가 ‘세계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빙그레의 B급 감성이 담긴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맛있어)’는 단기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소비자 성원에 힘입어 2년째 세계관을 지속 확장 중이다. 서브컬처와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으로 ‘리브랜딩’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사진=빙그레 공식 SNS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식품업계가 ‘세계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품 및 서비스 철학이 투영된 캐릭터를 통해 서사를 만들어, 독자적인 가상 세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해 제품 각인 효과를 배가시키고, 팬덤을 만들어 충성고객층 형성, 재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브랜드 스토리를 활용한 굿즈를 출시하거나 신사업에도 진출해 부가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스타 모델 기용으로 인한 비용 및 각종 리스크 부담을 던다는 점도 기업들에겐 매력적인 요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의 브랜드 캐릭터와 스토리는 재밌고 이색적인 것에 열광하는 MZ세대들 사이에서 자체적으로 바이럴되며 매출 신장까지 견인하고 있다.

굽네치킨은 브랜드 캐릭터 ‘구울레옹’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오븐 바사삭’과 ‘치즈 바사삭’을 출시하며 구울레옹의 서사를 ‘바사삭 유니버스’ 세계관으로 확장한 바 있다. 이후 매달 10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구울레옹과 3명의 참모인 오븐 바사삭 대륙의 ‘콜럼바삭’, 고추바사삭 대륙의 ‘바삭트라’, 치즈 바사삭 대륙의 ‘치즈바라’ 등은 제품의 특성을 유머러스한 설정으로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공식 홈페이지에 바사삭 유니버스 페이지를 개설하고 SNS에서 웹소설을 연재하는 것에서 나아가, 최근엔 ‘바사삭 유니버스 팝업스토어’까지 개장했다.

빙그레의 B급 감성이 담긴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맛있어)’는 단기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소비자 성원에 힘입어 2년째 세계관을 지속 확장 중이다. 서브컬처와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으로 ‘리브랜딩’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빙그레 나라(가상세계 이름)’ 등장인물들은 이름, 머리카락, 옷 등을 빙그레 제품의 특징으로 무장했다. 인터넷 유명 밈인 ‘올 때 메로나’를 활용한 캐릭터 ‘옹떼 메로나 부르쟝(올 때 메로나 부르자)’ 빙그레국 공작은 멜론색 머리와 옷을 갖추는 식이다.

빙그레 유니버스가 탄생한 후, 빙그레 공식 계정의 팔로워 수는 5개월 만에 1.5배 증가했으며, 현재 17만6000명에 달한다. 평균 5만명대에 불과한 식품업계 SNS 팔로워 수와 비교했을 때, 월등한 파급력을 지녔단 평이다.

이 외에도 삼양식품 ‘호치’, CJ제일제당 ‘제1의 맛’, 풀무원 ‘풀무원더랜드’, 청정원 ‘정원이’ 등이 있다.

SPC삼립 ‘포켓몬빵’의 메가히트 비결도 브랜드 세계관에 있다. 전문가들은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가 있으면, 세대가 바뀌어도 콘텐츠의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1700년대 모차르트의 음악이 수세기가 흐른 지금까지 ‘클래식’으로 소비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브랜드 세계관을 구축해 둠으로써, 독자적인 소통 창구와 지속가능한 홍보 콘텐츠를 보유할 수 있다.

업계관계자는 “현 세대 소비자들은 제품과 성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어, 간접적으로 브랜드의 매력을 노출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캐릭터 세계관 마케팅은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스마트한 브랜드 활용 방안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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