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사고 이후 두 번째 ‘원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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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후쿠시마사고 이후 두 번째 ‘원전 제로’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3.09.1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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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 가동 후쿠이 오이원전, 정기검사 위해 운전 정지

[매일일보] 일본 국내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로는 유일하게 가동 중이던 후쿠이현의 오이(大飯) 원전 4호기(출력 118만㎾)가 정기검사를 위해 16일 새벽 운전을 정지하면서 일본의 두 번째 ‘원전제로’ 상황이 도래했다.

▲ 간사이 지방 후쿠이현에 소재한 오이원전 항공 사진 <사진=일본 국토교통성 제공>오이원전 3,4호기 전경 <사진=간사이 전력 제공>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이원전 운영사인 간사이(關西)전력은 전날 오후 핵분열 억제에 착수해 이날 오전 1시30분께 4호기 원자로의 운전을 완전히 정지시켰다.

2011년 3월 후쿠시마원전에서의 초대형 사고 이후 일본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새로운 규제기준 심사와 국민들 사이에 확산된 우려로 인해 원전 가동을 멈추기 시작했고 지난해 5월 도마리 3호기 가동정지로 42년 만에 최초로 모든 핵발전소가 가동을 멈춘 바 있다.

이후 3개월 뒤인 같은 해 8월부터 원전 의존도가 높은 간사이전력 관내의 전력부족 사태를 피하기 위해 오이 원전 3,4호기가 재가동되면서 ‘원전제로’ 상황은 잠시 종료됐지만 영업운전 개시부터 13개월 이내에 정기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한 규정에 따라 지난 2일 오이 3호기에 이어 이날 오이 4호기가 가동을 멈추었다.

현재 원자력규제위원회는 7월 시행된 새 규제기준에 따라 6개 원전의 원자로 12기에 대해 안전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기검사 기간은 통상 3∼4개월 걸려서 11~12월 사이 재가동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검사가 길어질 경우 ‘원전 제로’ 상태에서 겨울을 맞게 돼 전력난과 전기요금 인상 등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간사이 지방이 겨울에도 그리 춥지 않은 남쪽 지방이라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사고로 완전 폐쇄가 결정된 후쿠시마 원전 1~4기를 제외하고도 모두 50기의 원전을 갖고 있는 일본은 사고 전해인 2010년 당시 자국 전체 전력공급의 26.4%를 원전으로 해결했었다.

‘원전제로’ 상황에 대해 국내 환경단체인 에너지정의행동은 “원전 가동이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국민들의 절전의지와 잉여 화력발전소를 이용한 전력정책으로 전력수급에 큰 차질 없이 지금까지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두 번째 ‘핵발전소 제로’ 상태는 일본이 충분히 핵발전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반면 일본 정부는 탈핵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아베정권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의 민주당정권이 내세웠던 ‘원전 제로’ 정책을 수정, 안전성이 확인된 원전에 대해서는 재가동을 인정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번 발전소 정지 역시 ‘재가동 심사’를 위한 사전단계일 뿐 탈핵과는 상관없는 절차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에너지정의행동은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 등 핵발전사업자의 이해관계에 휘둘려 핵발전소 재가동을 추진하려고 한다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특히 “최근 방사능 오염수 누출사고가 계속 발생함에도 투명한 사건공개와 수습은 등한시 한 채 올림픽유치에만 급급하는 모습을 통해 일본정부는 자국민은 물론이고 한국 등 주변 국민들에게까지 불안감과 위협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이어 “일본정부가 이번 ‘핵발전소 제로’를 계기로 ‘재가동’ 이 아니라, 본격적인 ‘탈핵’으로 나아갈 것을 촉구하며, 이와 함께 연일 후쿠시마에서 새어나오고 있는 방사능 오염수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투명하고 신속히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이것이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고통 받고 있는 일본 국민, 한국 등 주변국민, 그리고 인류 전체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고 속죄할 수 있는 길임을 일본 정부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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