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건설업계, 첨단기술 집약 ‘친환경 미래 사업’으로 활로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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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건설업계, 첨단기술 집약 ‘친환경 미래 사업’으로 활로 개척
  • 김간언 기자
  • 승인 2022.06.26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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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 감축에 석유 대체 에너지 필요…SMR 녹색분류체계 진입 논의
SMR 실용플랜트 부재 상용화 멀어…건설사들 시장 선점 위해 적극 투자
대형 일반 원자로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초소형원전(MICROREACTOR)의 에너지 능력(자료=IAEA)
대형 일반 원자로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초소형원전(MICROREACTOR)의 에너지 능력(자료=IAEA)

[매일일보 김간언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에 대응하며 산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인 탄소배출 감축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미래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는 이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수정하고 있어 건설사들의 원전 사업 진출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원전 사업의 시계가 사실상 중단돼 있던 터라, 각 건설사들이 국내외 원전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이 SMR 시장에 크게 주목하고 있으며 몇몇 건설사들은 해외 SMR 기술보유 기업과 업무협약(MOU)를 맺으며 시장 선점을 위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고유가 행진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해 EU(유럽연합)에서 원전을 녹색분류체계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 정부는 EU의 결정을 참고해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8월까지 정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전의 녹색분류체계 편입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외에서 원전이 친환경 에너지 수단으로 다시금 각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석탄·석유로 인한 탄소배출 감소가 시급한 상황에서 수력과 풍력,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에너지 수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수소와 암모니아 등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원이 주목받고는 있지만 생산과 유통, 활용, 소비 등 모든 면에서 걸음마도 안 되는 단계이다. 

당장 석탄·석유의 소비를 줄이면서 재생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전 에너지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전 대형원전보다 규모를 줄여 안전성을 높이고 친환경으로 접근한 새로운 원전 사업으로 변모한다면 지속 가능한 에너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기존 대형원전 산업이 SMR과 원전해체 및 사용후연료분야 등으로 확장되는 추세이며 글로벌 원전사업 규모가 2035년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관별 추정치가 상이하지만 SMR은 2050년까지 총 640조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 세계 70여 개발사가 시장 선점을 위해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WNA(World Nuclear Association)에 따르면 신규 계획 중인 전 세계 대형원전은 95기로 이에 따른 사업비가 약 800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노후 원전의 증가로 해체 물량도 늘어나고 있어 영구 정지된 원전만 178기로 시장 규모는 135조원에 이른다. 

30년 이상 가동한 원전 290기를 고려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해체 사업과 병행 추진되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사업비 규모도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수단으로 원전 역할이 재조명됨에 따라 글로벌 원전 생태계 복원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각국 정부의 정책 지원과 함께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선진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SMR의 경우 탄소배출 절감과 새로운 형태의 원전사업으로 떠오른 만큼 전 세계적으로 실용플랜트가 부재하며 상용화 단계가 멀었지만 세계 각국과 국내 건설사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이 SMR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각종 MOU와 연구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중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미국 홀텍과 SMR 공동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협약을, 올해 4월 홀텍과 인디안포인트 원전해체 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 맺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SMR-160 모델은 160MW급 경수로형 소형모듈원전으로 사막과 극지 등 지역 및 환경적 제한 없이 배치가 가능한 범용 원전이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와 테러 등과 같은 잠재적 가상 위험 시뮬레이션을 거쳐 안전성을 검증받았으며 미국 에너지부의 ‘차세대 원전 실증 프로그램’ 모델로 선정됐다. 현재 캐나다 원자력위원회(CNSC)의 원자로 설계 예비 인허가 1단계를 통과했으며, 미국 원자력위원회 (USNRC)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은 지난 6월 10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SMR 및 탄소제로 원전기술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비경수로형 SMR 개발 ▲경수로형 SMR 시공 기술 ▲연구용 원자로 관련 기술협력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 ▲원전해체 기술개발 등 핵심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물산은 지난 5월 SMR 기업인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포괄적인 협력을 맺으며 글로벌 SMR 사업을 본격화했다.

삼성물산과 뉴스케일파워는 2029년 상업운전 목표인 미국 아이다호주 SMR 프로젝트에 관해 논의하고 사전 시공계획 수립 단계부터 기술 인력 파견 등 상호간 기술과 역량을 공유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루마니아 정부와 뉴스케일파워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비롯해 동유럽 SMR 프로젝트에도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하기로 했다. 

뉴스케일파워는 SMR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1기당 77MW의 원자로 모듈을 최대 12개까지 설치해 총 924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자연냉각 방식 SM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뉴스케일파워에 2021년 2000만달러(USD), 2022년 5000만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진행하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6월 3일 미국 USNC와 ‘캐나다 초크리버 초소형모듈원전(MMR) 실증사업’ 상세설계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2029년까지 캐나다와 미국, 폴란드 등지에서 MMR EPC(설계·조달·시공)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사업을 통해 미국 USNC, 캐나다 PCL, 캐나다 HATCH와 함께 캐나다 온타리오 초크리버 원자력연구소 부지에 고온가스로 기반의 5MWe급 MMR을 건설한다. 

이 사업은 상세설계 단계를 거쳐 인허가 및 건설이 완료되는 2026년에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4세대 원자로 가운데 상용화가 앞서 있고 높은 안전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5월 SMR 사업 본격화를 위해 기존 팀 단위 조직이었던 원자력부문을 원자력사업실로 격상해, 원자력 사업을 전담하는 별도의 전문 조직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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