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불안심리 조기 억제… 7월 '빅스텝' 단행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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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 불안심리 조기 억제… 7월 '빅스텝' 단행 무게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06.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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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헌 부총재 "인플레 확산 막는 통화정책 펼쳐야" 강조
파월도 "논스톱 금리인상"...한은 네 번 연속 인상 가능성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물가 안정 목표 운영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물가 안정 목표 운영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물가불안 심리를 조기에 억제함으로써 거시경제 안정을 도모하겠다.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확산 또는 장기화를 방지하는 데 통화정책의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23일 열린 21세기 금융비전포럼이 주최한 조찬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통화정책 운영여건 변화와 한국은행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물가중심 통화정책'을 펼치겠다는 기존의 한은 정책기조를 재차 강조한 셈이다.

다음달 5일 6월 물가상승률이 6%를 넘어갈 경우 한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된다.

이 부총재는 이 부총재는 “최근의 물가 불안에는 수요·공급 요인이 혼재되어 있으며, 물가 오름세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매개로 장기화 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목표 수준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인플레 기대 심리가 불안해질 경우 임금-물가 상호작용을 통해 높은 물가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 오름세가 가파른 시기에는 기대인플레와 물가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물가 안정에 대한 책무를 부여 받은 한은으로서는 높아진 물가상승률이 기대인플레이션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인 통화정책 운용을 통해 물가 상승세를 둔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한은이 이처럼 계속해서 금리 인상 시그널을 던지면서 다음달 한 번에 0.5%포인트(p)를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연말까지 남아있는 네 번의 금통위 회의에서 연속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가 상승세를 잡는 것과 동시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추가적인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p 인상)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도 더욱 가팔라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22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 출석, 경기 침체를 각오하고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계속할 것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를 볼 때까지 방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인플레 압력을 진정시키기 위해선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이어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며 "연착륙을 달성하는 것이 상당히 더 어려워졌다"며 경기침체 가능성을 인정했다.

미 연준이 14~15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우리나라(연 1.75%)와 미국(연 1.50~1.75%)의 기준금리 차이가 상단 기준으로 같은 수준이 됐다. 
미 연준이 다음달에도 연이어 자이언트 스텝을 밟게 되면, 우리나라가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하더라도 미국 금리 수준이 한국보다 높아지는 역전이 현실화 된다. 자본유츨,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 급등 등 경제 전반에 후폭풍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환율이 급등하며 원화 가치가 급락을 막기 위해서는 현재로서는 한은이 '빅스텝' 단행을 통한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빨리 하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인호 서울대 교수는 "아직 미국과 금리 역전이 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을 내놔도 시장이 신뢰를 안 해 먹히지 않는 것 같다"며 "외환보유액도 줄고 있는 상황에서 외화를 계속 매도 하는 것은 위험하고, 지금으로서는 한은 금통위가 다음달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단행해 원화 약세를 막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한은 금통위는 다음달 13일에 예정돼 있다. 일각에선 임시 금통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 총재는 임시 금통위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계속된 시그널에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20년 3월 이주열 전 총재는 12년만에 임시 금통위를 열고 빅컷(0.50%p 인하)을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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